[마니아 전성시대]②레고, 차(茶), 술(酒)···돈을 부르는 취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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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5.18. 오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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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하기 어렵거나,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지거나
- 마음 달래고, 통장 채우고 ‘기쁨 두 배’
- “아직도 일하며 돈 버니? 난 놀면서 번다”

레고 조립이 취미인 최진영 씨의 수집품. 레고사의 모듈러(건축물) 제품이 시리즈로 선반에 놓여 있다. 아래 사진은 올초 홍콩에서 진행된 ‘소더비 자선 경매’에서 무려 11억원에 낙찰된 ‘라리끄6’.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재미로 즐겨하는 일, 취미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 해마다 제품 가격이 올라 쓰다가 중고로 되팔아도 돈을 벌 수 있었던 ‘샤테크(샤넬+재테크)’, 단통법 시행 이전 보조금으로 낮은 가격에 휴대폰을 산 다음 의무사용기간이 지나면 되팔아 차익을 남겼던 ‘폰테크(폰+재테크)’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돈이 되는 취미생활용품의 공통점은 한정판으로 출시돼 희소성이 크거나, 오래될수록 맛과 가격 등 가치가 올라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운동화 수집가들 사이에선 나이키 ‘에어조던’이, 레고 마니아들 사이에선 레고 사의 완구 시리즈가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데, 두 제품 모두 한정판으로 출시된다.

돈 버는 술로는 맥캘란 ‘라리끄’ 시리즈를 들 수 있다. 맥캘란은 지난 10년간 2년에 한번씩 프랑스 크리스탈 브랜드 라리끄와 합작해 한정판 위스키를 출시했는데 제품 출시 후 1~2년이 지나면 20%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곤 했다. 지난 1월에는 마지막 시리즈인 ‘라리끄 6’가 출시돼 국내외 애주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는 단 10병이 들어왔고 병당 가격이 4000만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이 제품은 최근 홍콩에서 진행된 ‘소더비 자선 경매’에서 6개의 시리즈가 약 11억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윈저 다이아몬드 주빌리’.
이 밖에 돈이 되는 술로는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드로낙’ 한정판 제품, 마스터 블렌더 짐 베버리지가 매년 한가지의 특별한 풍미에 집중해 8888병만 생산해 선보이는 ‘존워커&선즈 프라이빗 컬렉션’, 빅토리아 폭포, 만리장성, 피라미드 등 각 대륙의 아름다운 풍경을 순백의 도자기에 새긴 ‘조니워커 블루라벨 윌로우’, 지난 2014년 출시된 ‘임페리얼 20주년 기념 한정판’ 등이 있다.

영국에서 즉위 60주년을 맞는 여왕에게 바치는 술 ‘윈저 다이아몬드 주빌리’도 특별하고 희귀한 위스키로 콜렉터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국 유리공예회사인 바카라에서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크리스털 유리병을 만들었으며 병목 부분에는 18K 금과 함께 0.5캐럿 다이아몬드가 장식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단 12병만 생산돼 국내에 2병이 들어와 있다. 국내에서 판매된 적이 없어 가치를 매기기는 어려우나 이 제품의 업계 추정가는 약 3억 원이다.

취미 재테크 아이템은 특정 기간, 제한된 수량만 살 수 있는 한정판이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희소성, 그것을 손에 넣었을 때의 성취감, 우월함 등이 매력이다.

중국의 전통차인 보이차는 지방을 분해시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몸의 항산화 기능을 높여 노화를 막고 숙취해소를 돕는 등 다양한 건강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남대엽종 차잎을 발효시켜 만드는데 오래될수록 떫은맛이 사라지고 향기가 오래 지속되는 등 가치가 올라간다.

보이차를 즐겨 마시다 재테크에도 나서게 됐다는 주부 김미선 씨는 “고품질 보이차의 경우 1kg에 200만~300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건강도 챙기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마시는 골동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애완동물을 키우며 돈을 버는 ‘펫테크’(펫+재테크)도 ‘재미 두 배’ 돈을 부르는 취미로 자주 거론된다.

최은영 (eun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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