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구멍이 쓸모가 있을까요?
《구멍을 주웠어》에서 주인공 찰리는 자신에게는 쓸모없지만, 누군가에는 ‘자신이 주운 구멍이 쓸모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결국 가게 곳곳을 돌면서 구멍이 필요한지를 일일이 묻습니다. 찰리가 찾아 간 곳을 보자면, 거미,파충류 가게, 옷 수선 가게, 배 수리점, 도넛 가게, 정원사 등인데, 각 가게 주인은 찰리가 내민 구멍이 왜 자신들에게는 필요 없는지에 대해 아주 명확하게 이야기합니다. 그 지점이 바로 이 책이 주는 웃음 포인트이기도 하고, 구멍의 쓰임에 대한 생각을 해 보게 합니다. 찰리는 구멍의 새 주인을 찾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찾지는 못합니다. 실망한 찰리는 원래 있었던 곳에다 구멍을 도로 가져다놓습니다. 자, 이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찰리가 사라지자, 풀숲에 숨어 있던 한 토끼가 그 구멍으로 쏘옥 들어갑니다. 드디어 구멍의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사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나름의 쓸모가 있답니다. 《구멍을 주웠어》에서는 비록 나에게는 쓸모가 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누군가에는 쓸모가 있을 수 있음을 잘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땅속 ‘구멍’에 사는 동물 친구들을 알아보아요
《구멍을 주웠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맨 처음부터 끝 장면까지 어김없이 등장하는 동물이 있습니다.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펼쳐 보면서 토끼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매 장면마다 등장하는 토끼는 주인공 찰리가 주운 구멍의 진짜 주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새 주인일 수도 있지만, 어쨌건 구멍에 관심을 보였기에 죽 찰리를 따라다닌 것입니다. 찰리가 구멍을 있던 자리에 도로 가져다놓고 떠났을 때, 토끼는 그제야 찰리를 따라다니는 걸 멈추고 구멍에 쏙 들어갑니다. 이제 정말 구멍의 진짜 주인을 찾은 것이지요!
그림책 맨 뒤쪽에는 땅속 구멍에 사는 다양한 동물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뱀, 라쿤, 스컹크, 비버, 아르마딜로, 거미, 쥐, 미어캣, 여우, 곰, 토끼, 개미 등 저마다 크고 작은 쓸모 있는 구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이 무척 정겹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