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40년간 쓴 원고·저서 모교인 와세다대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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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가까이 작품 활동을 하다 보니 원고가 쌓여 자택이나 사무실에 둘 수 없는 지경이 됐습니다. 자식도 없어서 내가 죽은 뒤 자료가 흩어질 것도 걱정됐고요."

일본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9)가 기자회견에서 집필 활동을 하며 모은 원고와 저서 등을 모교인 와세다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4일 교도통신, 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하루키가 공개 기자회견을 연 것은 81년 이후 37년 만이다.

일본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2018년 11월 4일 일본 도쿄에서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소장 자료를 모교인 와세다대에 기증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사히신문

기증품에는 그의 저서와 그가 약 40년간 작품 활동을 하며 쌓아둔 원고, 세계 여러 작가와 나눈 편지 등 수집품 2만점이 함께 포함됐다. 그의 대표작인 소설 ‘노르웨이의 숲’을 집필할 때 사용한 대학 노트 등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키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기증품을 와세다대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와세다대는 기증받은 자료를 활용해 전 세계 하루키 팬을 위한 연구센터와 도서관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센터 가칭은 ‘무라카미 라이브러리’로 정해졌다. 가마타 가오루 와세다대 총장은 "전 세계에 있는 하루키 팬, 일본 문학과 문화를 더 깊이 배우려는 연구자들이 반드시 방문하는 거점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하루키는 연구 센터가 문학과 문화의 ‘국제 교류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시설이 내·외국인에게 개방된 공간이 되길 바란다. 기증한 자료를 바탕으로 국제적 문화교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연구 센터에서 세미나나 콘서트를 열어도 좋다. 그렇게 된다면 나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1968년 와세다대에 입학한 하루키는 1975년에 졸업했다. 그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群像)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1Q84’ ‘여자 없는 남자들’ 등이 있다. 하루키 작품은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 그는 2006년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 2009년 예루살렘 문학상, 201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등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가 됐다.

[이다비 기자 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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