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남 신상공개·처벌하라" 분노로 연대한 여성들…靑 국민청원 18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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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14. 오후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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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이수역 인근의 한 주점에서 남성 무리가 여성 2명을 폭행한 사건에 대해 여성들이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이수역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를 모았다.

피해자 A씨는 지난 13일 새벽 4시께 이수역 인근의 ㅂ맥주 주점에서 남성 4명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과 시비가 붙었는데, 아무런 관계없는 B씨 등 남성 4명에게 폭행을 당했으며, B씨 등이 휴대전화로 자신들을 몰래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 등에게 '메갈X 실제로 처음 본다', '얼굴 왜 그러냐' 등 인신공격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남성들이 자신들을 촬영하려 하자 자신도 사진을 찍으려 했으나, 한 남성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기고 목을 졸렸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에 신고하자 남성들이 현장을 빠져나가려고 해 지인이 붙잡았고,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지인을 발로 찼다고 밝혔다. 글에 따르면 A씨 지인은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글쓴이는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강한 여자들도 별거 아니라는 (남성의)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글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삽시간에 확산되었다. 여성들은 분노하며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혔다.

공론화를 위해 포털사이트에 '이수역 폭행' '이수역 폭행남' 등을 함께 검색하기로 했고, 이내 '이수역 폭행'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사건이 알려지며 여성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분노는 두려움에 근거한 것이기도 했다. "여자는 '여자처럼' 보이면 강간당한다. 여자는 '여자처럼' 보이지 않으면 폭행당한다"는 글은 트위터에서 2만회 가까이 공유되며 공감을 얻었다.

이어 "사람이 저렇게 다쳤는데 '양쪽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남성들은 무슨 생각인가.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지적이 1만 5천회 이상 리트윗되었다.

또 "이제는 길을 가다가도 폭행당하겠다" "이런데도 여성상위시대인가" "일베와 메갈이 동급이라고 하는데, 일베라는 이유로 폭행당했다는 기사는 보지 못했다" 등 비판 글이 이어지고 있다.

가해 남성의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이수역 폭행사건'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오후 10시 30분 18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동작경찰서는 B(21)씨 등 남성 3명, A(23)씨 등 여성 2명을 포함해 총 5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서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양측 다 입건한 것"이라며 "누가 정당방위가 되는지 파악할 것이다.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정당방위 여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A씨와 B씨 등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했지만, 새벽 시간인 탓에 정식 조사를 추후에 진행하기로 했다. 양측 주장이 극명히 엇갈려 주점 업주 등 목격자 진술과 양측의 진술을 들을 계획이다.

남성 B씨 일행은 A씨 등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며, A씨 등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과정에서 A씨 등의 폭행으로 상처를 입고 옷이 찢어졌으며, 휴대전화로 자신들을 촬영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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