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X이냐" 남녀 5명 쌍방폭행 입건…인터넷 달군 '이수역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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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15.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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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이수역 부근 한 주점에서 남성 일행과 여성 일행이 서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입건된 여성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남성 일행이 "메갈X(남자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 회원)이라며 인신공격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주점에서 시비 끝에 서로 폭행한 혐의로 A(21)씨 등 남성 3명과 B(23)씨 등 여성 2명을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오전 4시쯤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시끄럽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벌이다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 5명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했고, 정식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 양측 모두 입건했다"며 "추후 정식 진술과 주변인 조사, CCTV 분석 등을 통해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14일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다쳤다는 한 여성이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됐다”며 올린 사진. /네이트판 캡처

양측의 주장은 극명하게 상반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일행은 B씨 등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고, B씨 일행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씨 일행은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었는데 갑자기 A씨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A씨 일행이 먼저 자신들을 사진촬영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 등은 A씨 일행에게 폭행을 당해 목덜미에 상처를 입었다는 입장이다.

이날 B씨 일행 중 한 명은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올린 글에서 "(남성들이) 메갈X이라며 인신공격했다"며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지만 피의자 신분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글과 함께 머리에 붕대를 감고 티셔츠에 피가 묻어있는 사진과 남성 일행이 여성을 폭행하려고 하는 듯한 사진, 계단 위에 한 여성이 피를 흘리고 쓰려져 있는 사진을 올렸다.

작성자는 "경찰에 폭행 신고를 했더니 남자 일행이 도망가려고 했고, 붙잡는 언니를 한 남자가 발로 차서 언니가 공중으로 날아서 계단 모서리에 뒤통수를 박았다"고 했다. 그는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강한 여자들도 별거 아니라는 (남성의)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수역 폭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남성 일행의 신원을 밝히고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이날 오후 11시쯤 동의자가 20만명을 넘었다. 국민청원이 올라온 뒤 한 달 내에 20만명 이상의 국민이 참여하면 이 사안에 대해 청와대나 각 부처가 직접 답변한다.

청원자는 "화장을 하지 않고, 머리가 짧단 이유만으로 피해자 두 명은 남자 5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면서 "(경찰이) 가해자 5명과 피해자 한 명을 같이 놓고 진술하도록 하는 것부터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가해자의 신원을 밝히고 무자비하게 피해자를 폭행한 가해자에게 죄에 맞는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고성민 기자 kurtgo@chosunbiz.com] [박소정 기자 so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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