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용어 바로 알기] 추수감사절에 대한 아쉬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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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절기 중에 추수감사절만큼 나라마다 그 시기가 제각각인 것이 없다. 미국은 청교도들이 혹독한 정착 과정을 도와줬던 인디언들과 1621년 감사의 마음을 나눈 것을 기념해 11월 넷째 주 목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이 기간 동안 5000만 명의 미국인들이 민족의 대 이동을 하고 있다. 실제로 추수감사절은 성탄절이나 새해보다 더 큰 명실상부한 미국 최대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청교도의 추수감사절 전통을 공유하고 있는 캐나다는 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영국은 8월 1일 밀의 수확을 기념하며 ‘램마스 데이’(Lammas Day)라는 이름으로 추수감사절을 지키고 있고, 러시아는 11월 첫째 주 토요일을 ‘성 드미트리 토요일’(St. Demetrius Saturday)이라고 해서 가족과 친척들이 모여 음식을 나누며 추수감사 축제일로 지키고 있다. 대부분의 유럽 나라들은 추수감사절 의미가 약하지만 독일은 ‘성 미카엘의 날’(9월 29일)이 지난 후 첫 번째 맞는 주일을 감사절로 지키고 있다. 이 날을 기점으로 ‘옥토버페스트’로 유명한 맥주·포도 축제가 지역별로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다. 스위스에는 사프란 빵과 지역 겨자인 ‘칠비’를 나눠 먹는 ‘베니숑’ 같은 추수감사 축제가 9월에 있다. 네덜란드 개혁파는 처음에는 스위스 기독교의 영향으로 9월에 추수감사절을 지켰으나 지금은 11월 첫째 주 수요일을 ‘감사의 날’로 지키고 있다.

추수감사절과 가장 비슷한 성경의 절기는 초막절이다. 유대인들은 이 절기를 ‘숙곳’(Succoth)이라 부르는데 ‘여호와의 절기’(레 23:39) ‘일곱째 달 절기’(왕상 8:2, 대하 5:3, 느 8:14) ‘수장절’(출 23:16)이라고도 불렸다. 수장절(收藏節)의 의미는 문자 그대로 곡식을 거둬들여 저장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초막절은 해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보통 태양력으로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 사이이며 추수에 대한 감사를 하는 절기다. 그러나 유대인들에게 초막절은 곡식을 거둬들여 쌓아놓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보존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 풍족히 먹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살면서 스스로 마음이 교만해져 하나님을 잊어버릴까봐 초막절을 지켰다.(신 8:12∼14). 그래서 유대인들은 초막절이 되면 교만해지지 않도록 자신의 집을 떠나 초막을 짓고 밖에서 지낸다. 오늘날의 추수감사절은 어떠한가. 구약의 초막절이 갖고 있는 추수에 대한 감사 외에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의 보존이라는 의미조차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안고 있다.

이상윤 목사(한세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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