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고생하신 어머니께 광양불고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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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5.04.24. 오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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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친정집에 갈 때면 우리 부부는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니고 있다.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살고 계시는 곳 말고는 어디를 다녀보지도 못하고 변변한 관광이라는 것도 못하고 살아오신 두 분을 위해 어디든 꼭 여행을 가야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목적지를 정할라치면 무척 고민되고 막막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가도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많았다. 뇌졸중의 휴유증으로 왼쪽 다리를 약간 저시는 엄마는 오래 걷지를 못하신다. 그러다보니 차로 다닐 수 있고 산책하듯 다닐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매화 향기가 넘실거리는 매화마을(출처=광양매화축제 홈페이지)
  
2월에 개최했던 ‘내 나라 여행박람회’에서 얻은 정보로 올해는 두 분을 모시고 광양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마침 문화체육관광부가 5월 1일부터 14일까지 한국관광공사와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과 함께 ‘봄 관광주간’을 실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루나 이틀만 휴가 내도 부모님을 모시고 광양을 여행하고 돌아올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이 되는 것 같았다. 광양 불고기를 좋아하시는 친정엄마께 본고장에 가서 직접 사드리는 효도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광양에 간다면 이곳은 절대 빼놓지 말라고 추천받은 곳을 떠올리며 계획을 세워 보았다.

여름 가족피서지로 인기 많은 금천계곡(출처=광양시 홈페이지)
  
전남 광양의 매화 정보화마을은 우리나라 최초로 매화나무 집단 재배를 시작한 고장으로 매년 봄, 섬진강 주변을 하얀 매화 향기로 넘실거리게 하는 곳이다. 올 3월에도 광양 매화축제를 열어 성황리에 마쳤다고 한다. 매화마을은 ‘섬진마을’이라고도 불리는데, 매화나무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섬진강 풍경은 산과 강이 한데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지난 3월 개관한 광양 매화문학관에서는 매실의 역사와 우수성, 홍쌍리 명인의 삶과 매실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전시장, 공연장, 매실 체험장을 갖추고 있다. 매화꽃 외에 대나무 숲도 조성돼 있는데, 영화 ‘취화선’을 촬영한 장소이기도 하다. 봄에 시원한 여름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인 것 같다.

한낮에도 이슬이 맺힐 만큼 시원한 어치계곡의 구시폭포(출처=광양시 홈페이지)
  
매화마을 주변에는 백운산 4대 계곡 중 하나인 금천계곡이 있다. 금천계곡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눈에 담고 어치계곡까지 가볼 생각이다. 어치계곡의 구시폭포는 가을에 떨어지는 단풍과 풍광이 잘 어울려 사진 동호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평이 자자한 곳이다.

소나 돼지 먹이통을 길게 깎아 놓은 듯한 모양으로 심한 가뭄이 있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구시폭포까지 올라가 울창한 원시림 사이로 흐르는 계곡 물에 손 한번 담가 보는 것도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광양시에서 발표한 ‘광양 구경 구미’에는 1경 백운산 4대 계곡(성불, 동곡, 어치, 금천), 2경 광양 매화마을, 3경 백운산 자연 휴양림, 4경 광양 이순신 대교, 5경 섬진강 망덕포구, 6경 광양만 야경, 7경 옥룡사지 동백나무 숲, 8경 구봉산 전망대, 9경 광양읍수와 이팝나무가 있다. 여행하는 본인의 일정에 맞춰 두루두루 구경을 다 해보는 것도 후회 없을 것이다.

‘천하일미 마로화적’으로 일컫는 광양 불고기. (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행복여행지)
  
여행의 원래 목적인 광양 불고기(광양 숯불구이)에 대해 알아보았다. 광양 불고기는 쇠고기를 구리 석쇠에 놓아 참숯불에 구워 먹는 재래식 고기구이이다.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 一味 馬老火炙, 마로는 광양의 옛 이름)이라고 광양에 와서는 숯불구이를 먹어야만 광양에 다녀왔다는 말이 될 정도라고 하니 가서 꼭 먹어봐야 하는 먹거리인 것 같다. 전국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광양 불고기를 볼 수 있지만 원조는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이 더욱 기대를 하게 한다.

광양 불고기가 유래된 옛이야기가 있다. 옛날 마로현(광양의 옛 지명)에 한 선비가 귀양을 왔다. 그는 성 밖에 살면서 글자를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을 모아 천자문을 가르쳤다. 그 중 김해 김씨 성을 가진 아이의 부모가 선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암소를 잡았다. 선비를 초대해 화로에 숯을 피우고 양념한 고기를 석쇠에 구워 대접했다.

세월이 흘러 선비는 귀양살이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갔다. 그는 마로현에서 먹었던 불고기 맛을 잊지 못해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一味 馬老火賊, 이 세상 최고의 맛은 광양 불고기)’이라며 광양 불고기 맛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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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 맛집들이 즐비한 서천변 불고기특화거리(출처=대한민국 구석구석 행복여행)

 

광양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인 서천변에는 불고기 특화거리가 있다. 불고기 전문점이 여럿 생기다보니 자연스럽게 특화 거리가 됐다고 한다. 1인분에 1만오천 원 정도면 먹을 수 있는데 매실한우, 금목서회관, 조선옥숯불갈비, 금정, 삼대 광양불고기, 행복한 한우, 장원회관 등 이름난 불고기 맛집들이 봄 관광주간에 5% 할인 혜택을 준다.

불고기 외의 다른 식사를 원한다면 사전 예약으로 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호삼계탕, 옛날진지상식당, 이순신대교갈치조림, 힘센장어타운, 풍미정, 큰집 설렁탕 등 다양한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다.  

관광주간에 할인 받을 수 있는 숙박쿠폰
 
광양 여행을 위해서는 동서울종합터미널, 서울남부터미널에서 운행하는 고속버스를 이용해 광양시외버스터미널 또는 중마버스터미널에 내려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버스 요금은 21,200원~29,300원이 들며 약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소요된다). 숙박을 원하는 경우 백운산자연휴양림 또는 시내 숙박 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관광주간에 10% 할인 혜택을 주는 숙박업소도 있다.

알프스 모텔, VIP모텔, 코지모텔, 파라다이스모텔, 호문황토방모텔, S 모텔, 블루밍모텔은 10% 할인 혜택을 주고 호텔 부루나는 주중에 사전 예약을 하면 개인은 20%, 단체는 30%까지 할인 혜택을 준다. (광양시 홈페이지 참조: http://www.gwangyang.go.kr/tour_culture/sub05

친정부모님을 모시고 갈 여행지의 정보를 잘 메모해서 5월 ‘봄 관광주간’에는 망설임과 고민 없이 광양 불고기 먹으러 떠나 보련다.


정책기자 이난희(프리랜서) nanhee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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