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기도 세리머니’ 대신 ‘손가락 세리머니’

입력
기사원문
이지현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IOC “종교적 선전 불허” 따라 신세대 선수들, 자신만의 신앙고백 손가락 메시지에 담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임효준 선수가 시상식에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스포츠 선수들의 고된 훈련은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입니다. 목표를 이룬 순간, 값진 성취감과 환희를 세리머니로 표현합니다. 신앙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낸 선수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기도 세리머니’는 선수 개인뿐 아니라 그 장면을 지켜보는 모든 크리스천에게도 큰 은혜이자 감동입니다.

그동안 크리스천 선수들의 기도 세리머니는 불교계에서 문제를 제기해 논쟁이 되기도 했습니다. 종교가 다른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준다는 주장이었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예선 피지전에서 석현준이 골을 넣은 뒤 행한 세리머니에 대해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입장문을 통해 “올림픽은 개인의 종교를 드러내는 곳이 아니다”며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국제행사가 특정 종교 선전의 장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50조 2항은 ‘올림픽 장소 및 기타 구역에서 어떠한 형태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혹은 인종적 선전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기도 세리머니는 크리스천의 우월성을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선수 자신이 흘린 땀과 노력에 대한 위안과 감사의 기도입니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개인의 의사표현 이상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세계스포츠선교회 실무회장 최현부 목사는 “세계인이 주목하는 매스컴을 통해서 선수들의 기도하는 장면은 지구촌 가족들에게 무언의 복음 전도가 된다”며 “성도들에게는 선교에 대한 강한 도전과 사명감을 고취하고, 비신자들에게는 감동과 함께 복음을 기대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신세대 크리스천 선수들은 자신만의 신앙고백이 담긴 세리머니를 당당하게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임효준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 플라워세리머니 때 검지를 위로 올리는 포즈를 취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는 그만의 표현이었습니다.

또 남자 쇼트트랙 1000m에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건 서이라 선수는 가운데 세 손가락은 접고 나머지 두 손가락을 벌린 손 모양의 세리머니를 했습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전화해 달라는 동작으로 보였지만 의미는 남달랐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감사’ ‘존중’ ‘잘했다’라는 긍정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선수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모습이 돋보인 순간이었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국민적 정서가 관용적이라면, 스포츠 선수의 세리머니가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쇼트트랙 1000m에서 동메달을 딴 서이라 선수의 손가락 세리머니. 국민일보DB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미션라이프 홈페이지 바로가기]
[미션라이프 페이스북 바로가기]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