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해도 OK, 투박해도 OK… 코트 하나면 나도 ‘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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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20. 오후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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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멋’… 2018년의 코트 트렌드 / 오버사이즈 코트 인기 속 다양화 시도 / 푸른색·와인색 등 밝은 컬러… ‘발랄’ / 못생김이 멋 되는 ‘어글리 패션’ 힘입어 / 뽀글뽀글 귀여운 ‘테디베어 코트’ 유행 / ‘뉴트로’ 트렌드 체크무늬 인기 지속 / 가을 휩쓴'레오파드' 겨울 여심도 접수
지컷 레오파드 무늬 코트.
겨울의 낭만은 코트에서 온다.
패딩이 한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면, 코트는 계절의
멋과 추억을 담는 아이템이다.
가끔 ‘그때 그 시절’ 코트를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모셔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겨울에도 몇 년째 강세인,
길고 넉넉한 코트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색상은 더 밝고 따스해졌다.
무채색 외투들 속에서 연푸른색,
와인색 등의 비율이 늘어났다.
레트로 열풍으로 체크무늬에 대한
사랑도 여전하다.
곰인형처럼 꼬불꼬불한
‘테디베어 코트’ 등
소재 변화가 특히 눈에 띈다.

보수적인 남성 코트에도 올해는 푸른색·베이지색 계열이 적극 쓰이기 시작했다.사진은 TNGT 화보.
LF 제공
◆못생김이 멋이다

“산적 같아서 누가 입을까 했는데….” 요즘 인기인 ‘테디베어 코트’에 대한 한 패션 관계자의 첫인상은 이랬다. ‘테디베어 코트’는 북슬북슬, 뽀글뽀글한 옷감으로 만든 코트다.

여성복 지컷은 주황색, 하늘색 등 화사한 테디베어 코트를 내놓았고, 질스튜어트는 곱슬머리 같은 소재인 부클레를 쓴 부클 롱코트를 출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박초롱 과장은 “곰인형이 뒤에서 안고 있는 것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다 해서 테디베어 코트라 불린다”며 “에코퍼(인조모)를 사용한 제품들이 눈에 띄는데, 에코퍼는 천연 모보다 화려한 색상과 젊은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털을 짧게 깎아 복슬복슬하게 가공한 시어링 코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다. 시어링 코트는 보통 무스탕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올겨울에는 털 부분이 바깥으로 오도록 뒤집은 디자인들이 출시되고 있다.

LF 홍보팀 관계자는 “올해 투박하지만 편안한 ‘고프코어룩’에서 더 나아가 아저씨 스타일에서 영감 받은 ‘대드코어’, 못생김 자체가 멋인 ‘어글리 패션’까지 인기를 얻으면서 투박하고 개성 있는 스타일이 멋스럽게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LF 측은 “테디베어 코트는 앙증맞기에 미니백, 니삭스를 포인트로 활용하면 사랑스러움이 더해진다”며 “정석은 검정·진청 스키니진에 무심히 걸치는 것이지만, 와이드 팬츠·주름 잡힌 롱스커트 등과 함께 위아래 다 오버사이즈로 입으면 더 자유롭고 화려해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질스튜어트
스튜디오 톰보이
질스튜어트 뉴욕
◆젠더리스 대 여성스러움

올겨울 코트의 절대적 주류는 오버사이즈 롱코트다. 몇 년간 열풍인 스트리트 패션과 젠더리스 흐름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홍보팀 관계자는 “패션에서 남녀 경계가 흐릿해지는 젠더리스 경향이 패션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 대표적 현상이 오버사이즈”라며 “이에 반작용으로 페미닌 패션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페미닌 패션이라 해도 런웨이가 아닌 기성복에 덕지덕지 장식을 붙이거나 과한 여성성을 뽐내는 건 아직 눈밖에 나는 분위기다. 대신 파스텔톤의 밝고 따뜻한 색상에서 ‘여성성의 귀환’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빨강·파랑·오렌지 등 선명한 원색의 오버사이즈 롱코트를 다수 선보였고, 구호는 밝은 파랑 계열의 퍼 코트를 내놓았다.

변화에 보수적인 남성복도 예외는 아니다. LF 관계자는 “이번 겨울에는 무채색 위주인 남성복 코트에 화사한 푸른색·와인색·부드러운 베이지색·녹색 계열이 적극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갈색 코트, 질스튜어트뉴욕은 밝은 파란색 제품을 출시했고, TNGT는 채도 높은 파란색을 코트에 적용했다.

스튜디오 톰보이 마케팅팀은 “테일러드 형태나 벨트형 오버사이즈 롱코트에는 터틀넥이나 정장풍 바지를 함께 입으면 시크해 보일 수 있다”며 “누에고치 형태나 볼륨감 있는 오버사이즈 코트에는 청재킷과 와이드 팬츠, 보이프렌드핏 청바지로 캐주얼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겨울에는 길고 넉넉한 코트의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색상이 더 밝아지고 소재도 다양해졌다. 사진은 구호.
삼성물산 패션부문 제공

◆새롭게 주목받는 복고 ‘뉴트로’

복고풍이 새로이 주목받는 ‘뉴트로’(뉴+레트로) 경향도 올겨울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다. 체크(격자)무늬가 대표적이다. 타탄, 글렌, 깅엄, 하운드투스, 아가일 등 다양한 체크무늬가 코트로 출시되고 있다.

구호는 잿빛 체크무늬 오버사이즈 캐시미어 코트를 내놓았고, 질스튜어트뉴욕은 이번 시즌 출시한 그레이 체크 코트가 본격 판매기간을 두 달 앞두고 품절돼 재생산에 들어갔다.

질스튜어트뉴욕 류제혁 디자인실장은 “체크 패턴은 여러 가지 색깔과 패턴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단색에 비해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LF 측에 따르면 체크무늬를 입을 때는 서로 다른 체크를 위아래에 배치하면 어수선해 보일 수 있기에 같은 패턴으로 입는 게 좋다. 잔잔한 체크무늬는 체형에 관계없이 무난하게 입을 수 있다.

날씬하고 세련돼 보이고 싶다면, 체크무늬에 쓰인 색상 중 하나와 같은 상·하의를 입으면 된다. 가령 검정이 들어간 체크바지 위에 검정색 터틀넥과 긴 재킷을 입으면 멋스러워 보인다.

올가을 뜨거웠던 레오파드 무늬의 인기는 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강하고 센 이미지로 여겨지던 레오파드 무늬가 더 젊고 현대적인 디자인의 코트로 탈바꿈해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고 전했다. 보브(VOV)에서 내놓은 레오파드 무늬의 페이크퍼 롱코트는 공식 출시 전부터 선판매 예약분이 마감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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