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해
조선사회를 들여다본다.
1. 기획 의도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시리즈는 그림을 통해 조선 사회를 산 선조들의 예술, 문화를 만나는 기획시리즈다. 네 번째 책인 풍속화에서는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사회를 살아간 선조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게 된다. 풍속화를 저술한 윤 진영 교수는 고전의 바다 장서각에서 역사연구와 미술사의 기초역량을 익힌 후 한국회화사로 미술사 석·박사 학위를 받은 분으로 이제까지 접해 보기 쉽지 않았던 관인, 사인, 서민 풍속화를 총망라한 다양한 그림을 진솔한 설명을 겻 들여 조선사회의 다양한 삶을 보여준다.
2. 책의 특징
풍속화는 옛날로 돌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사람과 풍물이 있는 그림이다. 과거의 생활 습속이나 삶의 현장을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주며, 다양한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살피는데 더 없이 좋은 자료다. ‘형상을 보전하는 데에는 그림보다 좋은 것이 없다’는 고전 속의 구절은 풍속화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문자 기록으로 대신할 수 없는 실존의 모습들은 풍속화를 통해 세상에 전해지고 거듭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관인 사인 풍속화를 통해 이제 까지 쉽게 접해 보지 못했던 임금을 비롯한 조선사회 관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과 함께 자세하게 만날 수 있으며, 선비와 양반사회의 운치 있는 삶과 오늘 날 까지도 전해지는 우리사회의 생활 풍속의 유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조선 후기에 들어 풍속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해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서민들의 등장으로 조선 풍속화의 전형을 이룬 서민 풍속화까지 조선사회를 살아간 조상들의 다양한 삶을 만나게 된다.
3. 내용 소개
삶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그림, 풍속화라면 일반적으로 조선후기에 유행한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을 떠올린다. 조선 후기의 풍속화가 그만큼 의미와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풍속화는 어느 시대나 그릴 수 있었고, 그려진 그림이다. 예컨대 청동기시대의 암각화에도 생활하는 인물상이 새겨져 있고, 삼국시대의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현실과 내세를 넘나드는 생활의 이모저모를 엿볼 수 있다. 고려시대 이후로도 생활의 역사는 대부분 미술 작품으로 형상화되어 소중한 유산으로 오늘에 전하고 있다. 특히 신분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사회는 신분에 따라 삶의 형태도 확연하게 달랐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삶, 풍속화에서 만나다’에서 우리는 신분에 따른 다양한 조상들의 삶을 만나게 된다. ‘임금과 관료들의 삶을 그린 관인 풍속화,’ ‘선비들의 삶을 그린 사인 풍속화’ 서민들의 자유로운 삶을 그린 ‘서민 풍속화’를 만나게 된다.
1) 행사의 참여를 기록한 관인 풍속화
‘영조가 연(輦)을 타고 계단을 올라 수문 위에 자리를 했다. 1760년, 청계천의 토사를 걷어내고, 제방을 쌓아 물이 잘 흐르게 하는 준천사업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연인원 21만 여명, 소요비용 3만 5천 냥, 쌀 2,300석이 들어간 대규모 사업.......’ 관인 풍속화 중 한 장면이다. 문자로 된 기록이 전할 수 없는 삶의 현장들을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여주는 그림이다.
관인 풍속화는 임금이나 고위 관직에 있었던 관료들의 특별한 행사나 사적인 모임을 그림으로 남긴 기록물이다. 왕이 내린 연회나 시회(詩會), 혹은 왕을 수행하는 일에 참여한 것은 관료로서 매우 영광스러운 일로 여겼기에 그 행사의 장면을 그린 기록화를 만들고 사연을 남겼다.
2) 만남의 인연을 기념한 사인 풍속화
‘숭례문을 화재로부터 보호했다는 남지(南池), 그 아름답던 남지는 지금 어디로 갔을까? 남지는 수 백 년 동안 관악산의 화기와 싸움을 하며 숭례문을 지켜왔는지 모른다. 그런데~ ’ 상인풍속화 가운데 한 장면이다. 인연을 중시한 선비들이 등장하는 사인 풍속화는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들의 생활상을 그린 그림이다. 관직에 있지 않은 양반이나 선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다채로운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사인 풍속화는 조선 초기와 중기의 사례가 많다.
사인 풍속화는 주로 전문 화가에게 주문하여 그렸다. 따라서 그림의 수준과 격이 매우 높다. 다양한 사연들이 들어 있는 그림들이며 조선시대 풍속화의 또 다른 정수를 보여주는 그림들이다.
3) 서민들의 모습을 들여다 본 서민 풍속화
해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장면 묘사로 풍속화의 전형을 이룬 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로 대표되는 그림들이다. 조선시대의 서민은 사회적 특권이나 부(富)를 누리지 못한 평민들이다. 그러나 서민들의 생활상을 가장 먼저 화폭에 담은 화가는 의외로사대부 화가였다. 잘 알려진 윤두서(尹斗緖)가 조선후기 서민시대의 그림인 풍속화의 서막을 열었다. 이전까지 그려지던 관념 속의 인물들을 현실을 살아가는 서민의 모습으로 바꾸어 놓았다. 조선후기 풍속화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들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그림들이다. 이런 전통은 조선 후기 김홍도를 비롯한 다음 세대의 화가들에게 전승되었다.
이 책에서는 조선 후기 서민 풍속화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수준 높은 화격의 그림들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같은 주제의 다른 그림들을 나란히 보면서 그림 감상의 즐거움을 더 한다.
※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시리즈는 화훼 영모 ? 사군자화, 산수화, 인물화, 풍속화에 이어 민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