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메일과 똑같은 ID, 이재명 집에서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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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국내포털 회원 조회해 확인… 올 4월 수사착수 직후 탈퇴


이재명 경기지사의 아내 김혜경씨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주인이라는 정황 증거가 21일 새로 나왔다.

경찰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며 공격했던 이 지사 측은 직접 해명이나 반박에 나서지 않고 반대 증거를 수집해 온라인에 공개하며 반격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지사는 24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는다.

경찰 등에 따르면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지메일(khk631000@gmail. com)의 아이디 'khk631000'으로 포털 서비스 다음(Daum)에 가입했던 회원이 지난 4월 전해철 의원의 고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직후 탈퇴했다.

또 이 회원이 마지막에 다음에 접속한 장소는 이 지사 자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회원 아이디가 김씨의 지메일 아이디와 6자리 숫자까지 일치하는 데다 탈퇴 시점도 공교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여러 포털에 가입하면서 같은 아이디를 쓰는 일이 많은 데 착안해 국내 포털에서 'khk631000'을 사용하는 회원을 조회해 이런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구체적 수사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은 이날 오전 해명 자료를 내겠다고 알렸으나 "수사기관이 공식적으로 확인해 준 내용도 아닌데 적절하지 않다"며 철회했다. 이 지사는 오후 2시부터 경기도청에서 열린 '기본 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에 참석하며 기자들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정치는 국민들이 한다. 국민들의 삶이 어려울 때는 국민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트위터 계정의 지메일 아이디는 2012~2013년 성남시장 비서실 직원이 만들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직원은 문제의 트위터 계정은 개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 측은 제3자가 도용했거나 다수가 공유했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08 트위터는 김혜경이 아닌 증거를 또 찾았다"며 2016년 12월 장모의 생일잔치를 3시간 동안 아내 김씨가 주관했을 때 트위터에서 활동한 내용을 올리고 네티즌들의 추가 제보도 호소했다. 그는 "트윗 중독으로 의심받는 나도 8년간 6만건을 못 썼는데, 아내가 4년간 4만7000건이나 썼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문(親文) 진영에선 "이재명 지사가 탈당해야 한다"는 얘기도 계속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당직자는 "자택 접속과 같은 경찰 수사 내용이 양파 까듯 하나씩 공개되면 당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이재명을 마치 금기어처럼 여기고 있지만, 곧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 의혹'을 언급하며 "형님 문제에서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존재할 수 있다"고도 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이 지사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 지사는 선거 기간에 '혜경궁 김씨는 김혜경씨가 아니다'라고 줄곧 거짓말했는데, 이는 선거법상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라며 "가급적 빨리 고발장을 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친형 이재선(작고)씨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 시도와 관련한 직권 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지사는 24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받기로 했다.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이 고발한 사건이다. 검찰은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자신을 지목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수원=권상은 기자 sekwon@chosun.com]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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