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꼭 읽어야 할 교양”
소설가 장정일, 《시사IN》
“청와대가 밀어주는 불온 도서”
《프레시안》
“사람을 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게 한 책”
송기역, 김현진의 논픽션 책 팟캐스트 '붉고도 은밀한 라디오', 《칼라TV》
세월호 참사는 오래된 역사를 가진 사건
수단과 방법이야 어떻든 많은 이윤을 남기려 하는 기업이 있고, 그 기업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민영화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가 있다. 《대형사고는 어떻게 반복되는가》는 지난 20년 동안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너나없이 소리 높여 외친 ‘규제완화’와 ‘민영화’가 세월호를 침몰시켰다고 진단한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 자유와 평등, 역사와 문화는 경제적 효율성에 종속되는 부차적인 고려 대상일 뿐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세월호 참사는 훨씬 오래된 역사를 가진 사건이다. 따라서 지난 20년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성찰 없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안전한 사회를 위한 성찰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몇 차례에 걸쳐 내놓은 안전대책과 여러 국책연구소에서 발간한 관련 연구보고서는 대부분 형식적이고 기술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근본적인 성찰은 발견되지 않는다. 게다가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특별위원회 구성조차도 시행령 통과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고,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의 ‘세금도둑’ 발언으로 인해 그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안전대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가능할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에서 안전한 사회를 향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책 후반부에 상당한 비중으로 서술된 ‘기업살인법’에 대한 검토가 지난 해 9월부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의 ‘존엄과 안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12월에는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 인권선언운동’이 제안되어 초안을 작성하는 중이다. 유가족은 도보행진과 국민간담회, 육성기록을 담은 책 발간 등 세월호가 잊혀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발신하고 있다. 증보판을 펴내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러한 흐름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서다.
국내외 대형사고 사례를 사회적 관점에서 재조명
책의 기본적인 골격은 초판과 동일하다. 1장은 선박 규제 완화와 민영화를 세월호 참사의 배후로 폭로한다. 2장과 3장은 그 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국내외 대형사고 사례들을 사회적 관점에서 다시 조명한다. 4장은 세월호 사고 이후 한국 사회가 변화해야할 방향을 모색한다. 특히 유가족, 사회운동, 노동조합이 오랜 기간 끈기를 가지고 함께 힘을 모을 때 사회의 안전문화가 변화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몇 가지 보완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대구지하철 화재 사고의 개요, 후쿠치야마선 탈선 사고 이후 최근 상황 등 몇 가지 사실관계를 보완했다. 또한 규제완화 관련 절에 수난구호법의 문제점이 추가 서술되었고, 기업살인법 관련 절에는 지난 11월 진행된 세월호 선장?선원, 청해진해운 임원, 실소유주 일가에 대한 1심 판결에 대한 내용을 추가하였다.
새로운 안전 패러다임이 필요
4장의 첫 번째 절(새로운 안전 패러다임이 필요하다)은 새롭게 추가되었다. 이 책에 실린 여러 사고 사례의 공통점과 특징을 좀 더 명확히 분류하고 설명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례에 두루 적용되고 응용될 수 있는 개념을 찾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원칙을 재구성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큰 틀의 문제의식 정도를 담았다. ‘조직사고’라는 관점 아래에서 시스템적 해결책을 중심으로 안전사회를 위한 모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그것이다.
비극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상규명은 물론이고 사회적 변화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그 길에 이 작은 책이 어떤 쓸모가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