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장비 절반 수명 끝 … 측정소 위치 20년전 그대로
오는 2020년까지 4500억여 원을 들여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인천시가 정작 미세먼지 측정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측정장비의 절반 가량은 이미 수명을 다했고, 측정소도 절반이 20여 년 전 자리잡은 곳에서 운영되고 있어 과학적인 미세먼지 관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자료를 보면 시내 도시 대기측정소 15곳에 있는 미세먼지(PM10) 측정장비 가운데 6대가 이미 내구연한을 채웠다. <관련기사 3면>
미세먼지 측정장비의 내구연한은 10년 간이다. 무려 24년 전인 1992년 설치된 연희 측정소 장비를 비롯해 원당(2005년)·숭의(2006년)·부평(2006년)·구월(2006년)·계산(2006년) 측정소의 장비가 수명을 넘겼다.
논현(2007년)·운서(2007년)·동춘(2007년) 측정소에 있는 장비 3대의 수명도 내년까지다. 전체 측정장비의 절반 이상이 교체가 필요할 정도로 낡은 셈이다.
하지만 다음달 교체가 예정된 연희 측정소 장비를 제외하면 당분간 수명이 다한 측정장비의 교체 계획은 없다.
미세먼지 측정장비 1대 구입에 드는 비용은 3000만 원.
앞서 시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0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에서 측정장비 5대를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이면 총 15대 가운데 4대를 제외한 측정장비가 모두 수명을 다하게 된다.
측정소도 20여 년 전에 설치된 곳이 절반 가깝다. 1991년 생긴 송림 측정소뿐 아니라
연희(1992년)·숭의(1993년)·부평(1993년)·구월(1994년)·고잔(1996년) 측정소 등도 설치된 지 이미 20년 세월이 흘렀다.
도시공간이 변화하고, 수년 전부터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대두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수도권 대기환경 추진실태 보고서'에서 "인천시가 운영하는 측정장비 가운데 53%의 평균 오차율이 11.%로 나타나 허용 범위를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10여 년 전에도 측정소 입지가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와서 공동조사가 이뤄졌지만 후속대책이 없다. 노후 장비의 측정 신뢰도 역시 의문"이라며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정확한 진단부터 해야 하는데 '눈 가리고 아웅식'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측정은 국가사무라서 장비를 교체하려면 환경부에서 예산을 세워줘야 한다"며 "국비를 계속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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