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비행 나선 첫 국산 우주로켓 엔진 성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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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엔진의 모습이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이 개발한 첫 우주로켓 엔진 성능을 검증할 시험발사체가 28일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시험발사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개발하는데 꼭 필요한 우주로켓 엔진 성능을 검증하는 성격이 짙다. 2021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누리호에 쓰일 75t급 액체엔진 성능을 실제 비행을 통해 시험하는 것이다.

시험발사체는 엔진 성능을 검증만 하도록 설계돼 위성을 우주로 올려놓지는 않는다. 하지만 2021년 발사될 누리호는 1.5t 인공위성을 고도 600~800㎞ 저궤도에 투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의 주 엔진 검증용 시험발사체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로 이송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로켓 액체엔진의 심장 터보펌프

우주발사체는 각종 인공위성을 해당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로켓은 우주로 쏘아 올려져 우주를 비행하는 물체를 통칭한다. 추진 엔진 부문만 따로 로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발사체의 심장인 로켓엔진은 지구 대기권 내와 우주공간을 비행할 수 있는 추진기관이다. 발사체에 함께 실은 연료와 산화제를 엔진 내부로 공급하면 연소가 일어난다. 여기서 나온 고온·고압의 가스가 분출할 때 힘으로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아간다.

로켓은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 액체로켓과 고체로켓으로 구별한다. 고체로켓은 고체 추진제를 내장한 로켓으로 개발이 비교적 간단하고 추진력을 내기 쉽다. 액체로켓은 필요할 때 엔진을 끄고 켜는 것이 가능해 로켓을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 원하는 곳으로 정확히 보낼 수 있어 대부분의 우주발사체에는 액체연료가 사용된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빅팰컨로켓(BFR)도 역시 액체엔진을 쓴다. 뉴 글렌에 사용되는 240t급BE-4 엔진은 액체 메탄을 연료로 사용한다. 팰컨9과 BFR에 사용되는 멀린 엔진도 로켓연료용 등유인 RP-1을 연료로 사용한다. 2013년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나로호에도 액체엔진이 사용됐다.

한국형 발사체에 들어가는 75t엔진도 액체연료가 사용된다. 우리 몸의 심장이 분당 5000밀리리터(㎖)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듯이 로켓 엔진의 터보펌프는 저장된 연료와 산화제를 고압으로 연소기에 공급한다. 한국형발사체의 터보펌프는 초당 영하 183도의 산화제 170㎏과 액체연료 70㎏을 연소기로 공급한다. 터빈의 회전속도는 각각 1만500rpm(1분간 회전 수)과 2만7000rpm에 달한다. 액체연료와 산화제의 대부분은 연소기로 보내진다. 일부는 가스발생기로 보내져 터보펌프가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로호 발사 때는 한국이 터보 펌프 기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번엔 확보했다.

종합연소시험 중인 한국형 시험발사체의 모습이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터보 펌프를 통해 액체연료와 산화제가 공급되면 연소기의 맨 위쪽에 있는 분무기는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수백에서 수천개의 분무구를 통해 뿜어준다. 분무기는 연소기로 투입되는 액체연료와 산화제의 양을 매초마다 측정한다. 액체연료와 산화제를 안개처럼 곱게 부수고 골고루 섞어야 연소가 안정적이고 고르게 이뤄진다.

●엔진성능 검증되면 다음은 클러스터링

시험발사체는 이륙 63초 후 음속을 돌파하고 이륙 148초 후에 엔진 연소를 종료한다. 164초 후에 고도 100㎞에 도달해 313초 후에 최대 고도 약 200km에 도달한 후 낙하한다. 이륙 643초 후 지상거리 약 306㎞인 제주도와 일본 오키나와 사이 공해상에 떨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험발사체의 연소시간이 136.86~150.14초를 채워야 정상적으로 기능이 발휘된 것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우주발사체는 엔진 여러 기를 묶는 ‘클러스터링’기술을 적용해 더 큰 추진력을 내도록 개발되고 있다. 스페이스X의 팰컨9은 멀린 엔진 9개를 묶어 1단 로켓에 사용했다. 최근에는 총 27개의 멀린 엔진이 달린 팰컨 헤비 로켓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는 재활용 로켓 팰컨 9을 3개 연결한 형태로 코끼리 13마리를 한꺼번에 우주로 실어나를 수 있다. 한국형 발사체도 75t 액체엔진 4기를 묶어 300t의 추진력을 내도록 개발하고 있다.

75톤급 시험발사체에 대한 설명이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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