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성폭행 주장' 심상대 신간 내용은? '여성비하·성범죄 자기정당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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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29. 오후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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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공지영이 과거 동료 문인인 심상대(사진) 작가로부터 성추행당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가운데 심 작가가 과거 내연녀를 폭행한 혐의를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사실에도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중이다.

공 작가는 지난 28일 페이스북(아래 사진)에 심 작가가 새롭게 출간한 장편소설인 '힘내라 돼지'와 관련한 기사를 링크한 뒤 "내 평생 단 한번 성추행을 이 자에게 당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때 술집에 여러 명이 앉아 있었는데 테이블 밑으로 손이 들어오더니 망설임 없이 내 허벅지를 더듬었다"며 "그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고함을 치고 고소하려는 나를 다른 문인들이 말렸다"라 성추행 정황을 설명했다.

그러며서 "그때도 그들이 내게 했던 말 '그러면 너만 시끄러워져'. 우정이라 생각해 받아들였는데 결국 그들도 내 곁에 없다"고 썼다.

공 작가가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심 작가의 신간 기사를 링크함에 따라 성추행한 동료 문인으로 지목되는 중이다.

앞서 2015년 11~12월 심 작가는 전북 전주 시내 자신의 집에서 내연녀 A씨의 불륜을 의심해 머리와 배 등을 주먹과 발, 등산용 지팡이로 폭행해 전치 10주의 부상을 입히는 한편 직장에 찾아가 폭언하고 승용차 안에 가두려다 미수로 그친 혐의(특수상해 등)를 받아 기소됐다.

2016년 6월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심 작가는 지난해까지 1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나왔다.



공 작가가 링크한 기사는 온라인 매체 'ㅍㅍㅅㅅ'에 게재된 '문학은 남성 가해자의 '면죄부'가 아니다'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이 기사는 심 작가의 '힘내라 돼지'(2018년 11월5일 출간·나무옆의자)가 심 작가의 감옥살이 경험을 바탕으로 했으며, 내연녀 폭행으로 징역을 살게 된 자신의 죄를 미화했다고 지적했다. 

기사는 소설 속 주인공에 심 작가가 자신을 의도적으로 투영했다고 보았다.

실제로 '힘내라 돼지'의 배경이 감옥이다. 주인공은 1959년생 돼지띠인 '빈대코’와 ‘털보’, ‘빠삐용’이다. 심 작가는 60년생이라 주인공과 나이대가 비슷하며, 주인공들이 아내와 여성에 대한 폭력과 탈세, 뇌물 수수로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게 내연녀 폭행으로 감옥살이를 했던 심 작가의 처지와 공통점이 있다고 기사는 꼬집었다.

기사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감옥살이를 하면서 여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여성 비하적 발언을 거듭하는 한편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남성 중심적 사고로 재해석함으로써 기존의 가부장적 편견을 확대하고 역차별론을 조장하는 수단이 됐다고 봤다. 

기사는 또한 심 작가가 소설을 통해 자신의 죄를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게 아니라 자기중심적으로 방어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기사는 "용서를 왜 피해자에게 받지 않고, 소설을 통해 받으려 하는가"라고 되물으며 반성이 없고 자신의 죄를 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인물들로 구성된 심 작가의 소설에서 '새로운 시작'은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14일 미디어오늘 보도바에 따르면 한겨레는 '책과 생각' 섹션에 심 작가의 신간(표지) 서평을 올린 뒤 이 기사가 논란이 되자 온라인에서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한겨레는 지난 9일 '돼지띠 세 남자, 교도소에서 낙원을 꿈꾸다'라는 제목으로 심 작가의 소설을 소개하는 서평을 실었다. 이 기사의 끝부분에서 소설의 주인공을 응원하는 내용이 등장하는데, '꿈꾸는 돼지띠 세 남자를 향해 작가는 ‘힘내라 돼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내연녀 폭행 혐의로 징역살이를 한 심 작가에 대한 응원의 말이냐"라는 독자들의 비판이 이어졌고 이에 서평 기사를 삭제했다.

한겨레는 12일 '책 선정에 신중하지 못해씀을 독자 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한편 강원도 강릉 출신의 심 작가는 고려대 고고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세계의 문학' 봄호에 단편소설 세편을 발표한 뒤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묵호를 아는가'와 '사랑과 인생에 관한 여덟 편의 소설'. '망월' 등의 소설, '갈등하는 신'과 '탁족도 앞에서' 등의 산문집을 펴냈다. 이렇게 소설집 7권과 산문집 2권, 장편소설 세편을 출간한 중견 작가다. 

심 작가는 2001년 단편소설 '美(미)'로 현대문학상을, 2012년에는 중편소설 '단추'로 김유정문학상을, 2016년에는 장편소설 '나쁜봄'으로 한무숙문학상 등을 받았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나무옆의자·뉴시스·공지영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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