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11.30 22:13

전체 발행주식의 1%, 주가 7% 급등해 시가총액 7위 등극

지난 29일 사전계약 첫날 3468대가 예약된 팰리세이드. (사진제공=현대차)
지난 29일 사전계약 첫날 3468대가 예약된 팰리세이드. (사진제공=현대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재자동차가 보통주 213만6681주와  1우선주 24만3566주, 2우선주 36만4854주, 3우선주 2만4287주 등 총 276만9388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30일 공시했다.

이번에 사들이는 주식은 해당 주식 발행 총 수의 1%에 해당한다. 취득예정금액은 29일 종가를 기준으로 2547억원이다.

자사주 매입은 12월 3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다. 매입 총 금액은 전일 주가 기준으로 2547억원에 해당한다.

매입이 끝나면 현대차의 자사주 지분율은 4.1%에서 5.1%로 높아진다. 현대차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지난 4월~7월 자사주 소각을 위해 발행주식 1%를 매입한 이후 5개월여 만이다. 

현대차는 보유중인  자사주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 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주가 방어의지가 확인되자 현대차 주가는 이날 7% 오른 10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로인해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9위였던 현대차는 이날 주가급등으로 단숨에 7위로 올라섰다.

주요 해외시장에서 판매실적이 저조하고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잠정 보류되는 등 악재가 적지않았지만 회사측이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강력히 밝힌데다 실적에 비해 주가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점이 투자자들로부터 매수 의욕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체로 자사주 매입은 통상 소각을 위한 전 단계로 인식된다. 주식수 감소로 인한 주식 가치 상승으로 주가 강세를 유도하게 된다. 여기에 현대차가 최근 대형 신차 SUV인 '팰리세이드'와 대형 승용차 EQ 900의 부분변경 모델인 '제네시스 G90' 을 잇달아 출시,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22일 9만2800원까지 하락하며 시총 10위권도 위협받았다. 외국인은 이 같은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 이날 이후 30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번 자사주 매입 결정은 2014년 이후 이어온 주주 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4년 약 5000억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2015년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2016년 기업 지배구조 헌장 제정, 2017년 중장기 신 배당정책 발표(잉여현금흐름의 30~50% 배당), 2018년 사외이사 후보 추천제 도입 등 매년 주주 이익을 높일 수 있는 정책들을 발표해 왔다. 지난 4월~7월에는 발행주식의 1%를 매입하고 보유 중이던 자사주 2%를 더해 발행 주식의 3%에 해당하는 자사주 854만주(9400여억원)를 소각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부터는 매년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주주 환원 확대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아울러 주주총회에서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가 다양한 거버넌스 개선 활동들을 발표한 후 홈페이지와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는 한편, 거버넌스 해외기업설명회를 매년 개최하는 등 주주 소통 강화 노력도 펼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 추진 결정은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 온 주주 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이라며 “특히 최근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분들께 당사의 주가 안정화 의지를 확인시켜 드리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자사주 매입은 그간 추진해온 지배구조 개편안의 동력을 되찾기위한 목적도 있다고 증권가에선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현대모비스의 모듈·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을 분할한뒤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가 주식 대거 매입이후 주가하락으로 대규모 평가손을 기록한 엘리엇 등의 반대로 잠정 보류했다.  

애프앤가이드는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이 2조8400억원이지만 내년에는 3조874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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