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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식감의 막창순대는 씹을수록 그 고소한 특유의 풍미가 배어난다.
 쫄깃한 식감의 막창순대는 씹을수록 그 고소한 특유의 풍미가 배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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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맛집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아직 방송에 채 소개되기도 전에 그들이 다녀갔다는 이유만으로도 손님들로 넘쳐난다. 백종원의 3대천왕을 보고 바로 다음날(14일) 찾은 순천 아랫장 근처의 거목순대국밥집 풍경이다.

눈발이 흩날리는 추운 날씨도 아랑곳없이 가게 앞에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실내는 이미 만석이다. 음식이 동이 나 다시 준비해야 한다며 오후 7시 이후에 오란다. 번호표를 받아들고 한 시간 30분 여를 기다려야 하는데 참 난감하다. 단골집에서 우동 한 그릇으로 요기를 하고 순천 아랫장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다 다시 찾아갔다.

어느 유명 세프가 '내 생에 최고의 국밥'이라 극찬했던 바로 그 집

15가지 식재료가 들어간 이집의 돼지막창순대는 과연 명불허전이다.
 15가지 식재료가 들어간 이집의 돼지막창순대는 과연 명불허전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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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이미 손님들로 만석이다.
 실내는 이미 손님들로 만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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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손님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다. 번호표가 있는 손님들만 입장이 가능하다.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이 그냥 돌아서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방송맛집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 집 역시 이전에는 이렇듯 존재감이 대단하지는 않았다. 일부 미식가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진 맛집이었다.

어느 유명 셰프가 이집 국밥 맛을 본 이후 '내 생에 최고의 국밥'이라며 극찬을 한 이후 이집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3대천왕에서 백종원씨가 칭찬했듯 15가지 식재료가 들어간 이집의 돼지막창순대는 과연 명불허전이다. 잡내가 전혀 없고 씹을수록 맛깔진 막창순대의 쫄깃함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구부러진 손가락 마디마디를 보면 그가 살아왔던 여정이 얼마나 치열했을까 짐작이가고도 남는다.
 구부러진 손가락 마디마디를 보면 그가 살아왔던 여정이 얼마나 치열했을까 짐작이가고도 남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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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세상에 쉽게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이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눈물의 결실이다. 이렇듯 이들 부부(김기곤)가 지상파방송에 소개되고 오늘의 명성을 얻기까지는 숱한 고난이 뒤따랐다. 그들의 경험담은 듣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또한 채 펴지지 않는 주인아저씨의 구부러진 손가락 마디마디를 보면 그가 살아왔던 여정이 얼마나 치열했을까 짐작이가고도 남는다.

돼지 막창순대는 밥뚜껑에 초장을 부어서 찍어 먹어야 별미

돼지 막창순대는 이집의 비법 초장에 찍어먹어야 제맛이다.
 돼지 막창순대는 이집의 비법 초장에 찍어먹어야 제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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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창순대국밥 한 그릇에 7천 원이다. 만든 정성에 비하면 이 가격은 감지덕지다. 국밥에는 막창순대가 실하게 들어있다. 밥뚜껑을 열고 그 뚜껑에다 이 집에서 직접 만든 비법초장을 적당히 붓는다. 돼지 막창순대를 이 초장에 찍어 먹는다. 참 별미다. 이제껏 먹어왔던 일반 순대의 맛과 확연히 차별화가 된다. 쫄깃한 식감의 막창순대는 씹을수록 그 고소한 특유의 풍미가 배어난다.

막창순대국밥은 국물 맛도 일품이다. 새우젓 약간 넣고 다진 양념을 풀어내면 은근하게 얼큰한 감칠맛이 올라온다. 막창순대는 초장에 먹거나 또는 묵은지와도 식궁합이 썩 잘 어울린다. 이 맛을 한번 보고나면 막창순대국밥의 새로운 맛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새우젓 약간 넣고 다진 양념을 풀어내면 은근하게 얼큰한 감칠맛이 올라온다.
 새우젓 약간 넣고 다진 양념을 풀어내면 은근하게 얼큰한 감칠맛이 올라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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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을 한번 보고나면 막창순대국밥의 새로운 맛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이 맛을 한번 보고나면 막창순대국밥의 새로운 맛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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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이 순천에서 돼지국밥에 콩나물을 제일 먼저 사용했어요. 지금은 많이 따라들 해요. 따로국밥도 순천에선 우리가 최초지요. 돼지막창 손질은 옥수수전분으로 합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준 이들 부부의 정성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20여년을 한결  같이 오직 순대 하나만 고집해 온 이들 부부는 순천에서 돼지국밥에 콩나물을 최초로 사용했다. 여느 집과 달리 이 집의 콩나물은 짧은 콩나물이다. 길이가 작은 콩나물은 영양이 풍부하고 고소한 맛이 더하다. 따로국밥도 순천 지역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한때 돼지의 대창을 사용하기도 했으나 돼지 특유의 냄새 때문에 지금은 손질이 더 용이한 막창만을 사용한다. 돼지막창의 이물질과 냄새는 밀가루가 아닌 옥수수전분으로 씻어낸다. 입자가 곱고 뽀드득거리는 옥수수전분이 밀가루보다 훨씬 냄새 제거가 잘된다고 한다. 이 집의 막창순대 맛이 특별한 이유다.

이들 부부는 순천에서 돼지국밥에 콩나물을 최초로 사용했다.
 이들 부부는 순천에서 돼지국밥에 콩나물을 최초로 사용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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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담긴 막창순대국밥 한 그릇에 7천원이다.
 정성이 담긴 막창순대국밥 한 그릇에 7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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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방송 맛집, #막창순대국밥, #맛돌이, #순천 아랫장,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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