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못 받는' 홍남기·김상환 청문회

2018-12-04 13:56:16 게재

예산·법안, 현안에 가려

야, 결정적 흠결 못 찾아

청와대 비판 대리전 전망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4일 함께 열린다. 그러나 여당은 물론 야당마저 연말 예산·법안 심사에 쫓겨 청문회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선서하는 홍남기 후보자│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자유한국당은 4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 정부 예산안 원안을 상정한 문희상 국회의장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와 관련해 여당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감싸기'를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중 기자간담회 태도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러나 홍 후보자나 김 후보자 청문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함진규 정책위의장,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등 4명이 추가로 공개발언을 했지만 역시 청문회 관련 발언은 전무했다.

바른미래당은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핵심 의제는 선거구제 개편이었다. 손학규 대표는 "야당으로선 당연히 예산안과 선거제 개혁 연계시키는 건 당연한 전략"이라며 단일대오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도 인사청문회를 거론하는 의원은 없었다.

야당의 주무대인 청문회가 이렇게 '찬밥신세'가 된 데는 연말 예산·법안 심사기간과 인사검증 시기가 겹친 탓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예결산소위 구성이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늦었고, 법정시한인 이달 2일까지 넘기다보니 청문회가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일각에서는 '예산과 청문회를 병행해 당력을 분산시키는 여당의 작전에 말려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후보들 사이에서 이렇다 할 결정적 도덕성 흠결을 발견하지 못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홍 후보자의 경우 대학원에 다닐 때 현역병 입영 판정을 받았다가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무원이 된 뒤 만성간염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 정도가 논란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홍 후보자 청문회를 준비한 한국당 관계자는 "도덕성 문제보다는 홍 후보자가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가 더 문제"라며 "후보자 자체보다는 청와대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경우 김도읍 한국당 인사청문특위 간사가 △다운계약서 작성 △위장전입 △군 복무 중인 아들의 잦은 휴가 및 외출·외박 등 다양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당내 '지원사격'을 받지 못해 반향이 약한 상태다.

김 후보자 청문회를 준비한 야당 관계자는 "7대 인사배제 기준에 적용되지만 세게 문제제기하기가 애매하다"며 "후보자의 답변에 따라 당의 입장이 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홍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소비자심리지수(CCSI),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같이 우리 경제의 내일을 내다보는 경제심리지표의 하락에 더 큰 염려를 갖고 있다"며 △전방위적 경제활력 제고 △우리경제 체질개선 및 구조개혁 △우리경제사회의 포용성 강화 △ 미래대비 투자 및 준비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소통과 조율에 역점을 두겠다"고도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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