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주의보인데…2800여가구 난방 끊겨
4일 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인근에 매설된 열 수송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새어나온 증기에 시민들이 화상을 입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밤 8시 40분쯤 백석역 인근 지하에 매설된 열 수송관이 파열됐다. 아파트 등의 난방을 위해 섭씨 95도에서 110도 사이의 뜨거운 물을 보내는 파이프가 터진 것이다.
이 사고로 현장에 고립됐던 차량의 뒷좌석에서 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전신에 화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중화상 2명 등 총 22명이 부상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망한 남성이 이번 사고로 인해 숨진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백석역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차로에 뜨거운 물이 쏟아졌고, 도로 위로 고온의 증기가 솟아올라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등 혼합이 빚어졌다. 일대 교통 통행도 통제됐다. 백석역 인근의 편의점 점주 김모(59)씨는 "온수가 터졌으니 하늘이 뿌옇게 변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며 "손님들 바지가 젖어있었고 (심지어) 맨발로 온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사고 발생 지역 인근 2861가구의 난방도 중단됐다. 고양 지역에는 이날 오후 11시를 기해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긴급 복구반을 투입해 저녁 9시 54분 배관을 잠근 뒤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배관이 노후화돼 누수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서 열수송관이 파손돼 인근 아파트 2500가구의 난방이 끊기기도 했다.
[오경묵 기자 note@chosunbiz.com] [홍다영 기자 h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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