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국어 4등급 악몽 꿨는데"…성적표 본 학생들 "국어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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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05.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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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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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잘 나와" "안심 못해 하향지원" 희비 엇갈려
예체능 전형 준비하던 학생들 국어 등급 안나와 걱정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5일 오전 서울 서초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2018.11.2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김도엽 기자,서영빈 기자,이우연 기자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5일 각 고등학교 교실은 학생들의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가채점 결과 발표 직후부터 '불수능' 난이도로 원성을 샀던 국어영역 등급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성적표 배부가 시작되자 다소 어수선하던 3학년 교실이 이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성적표를 받아든 뒤 눈을 조용히 가리고 고개를 숙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한 학생은 받아든 뒤 "망했어"라고 어색한 웃음을 짓다가 점차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수능 당일 울면서 시험을 봤을 정도로 국어영역을 어렵게 느꼈다는 강모양(18)은 "국어를 보고 나서 '멘탈'이 무너져서 그 다음 시험도 어려웠다"며 "그래도 한국사는 1등급을 받았다. 한국 사람이라면 당연히 한국사 1등급을 받아야 한다"며 웃었다.

정모양(18) 또한 예상보다 높은 국어 등급을 받고 긴장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양은 "매일 국어 4등급을 받는 꿈을 꿨는데 성적표를 받아 보니 아니어서 기쁘다"며 "국어가 너무 어려웠다. 이 정도면 생일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모양(18)은 "수시 논술만 6개를 봤는데 다음주에 다 발표가 나온다. 최저등급이 안 나오면 다 '꽝'이다"라며 "가채점하고 최저등급이 안 나오는 줄 알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맞출 수 있어서 안심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시끌벅적하고 경쾌한 분위기 속에서 성적표를 나눠받았다. 3학년2반 담임을 맡은 정명화 교사(35·여)는 "주로 최소한의 최저등급이 필요하거나 그도 필요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성적표를 배부할 수 있었다"면서도 "반에 예체능 전형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국어 등급이 안 나와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술 전공을 목표로 하는 장모군(18)은 국어 등급으로 인해 입시 전략을 짜는 데 고민이 많다. 장군은 "미술 쪽은 주로 국어가 좌지우지하는데 이번 국어영역 난이도 때문에 착잡하다"며 "목표했던 학과가 있었지만 안심할 수가 없다. 수능이 어려우면 안정권을 노리는 학생들도 있어서 하향지원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5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고등학교 고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수능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2018.12.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분위기도 성적표 배부가 시작되자마자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직전까지만 해도 삼삼오오 모여 가볍게 잡담을 나누던 학생들의 얼굴이 어두워지고 교실 여기저기서 무거운 한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모군(18)는 가채점 결과보다도 낮은 등급에 상심을 감추지 못했다. 이군은 "운동을 하다가 3월부터 마음을 잡고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공부했다. 7개월 공부해서 뭐가 되겠냐는 사람에게 보여 주고 싶어서 운동할 때처럼 근성으로 공부했다"며 "3월 모의고사 언수외 8·5·8등급에서 10월 3·2·3등급까지 올렸는데 수능은 그것보다 더 낮아서 속상하다"고 울먹였다.

반면 모의고사보다도 더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황모군(18)은 희색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불수능'이었다는 국어와 영어는 원래 잘해서 유리했다. 수리가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잘 봤다"며 "가장 어려웠다는 국어 31번 문제는 솔직히 쉬웠다. 생명과학 지문을 많이 풀어서 운이 좋았고 탐구영역에서 공부한 것과도 겹쳐서 이과생에게는 더 유리했다"고 말했다.

4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 수능은 국어영역이 특히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영역 만점자 비율은 0.03%를 기록해 지난해 0.61%보다 크게 줄었고,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지난해 134점보다 16점 오른 150점으로 역대 수능 중 가장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을수록 해당 시험은 어려웠던 것으로 본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일인 5일 전북 전주시 호남제일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2018.12.5/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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