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한 아빠였는데"…예비 사위 만난 날 '백석역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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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05.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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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고로 숨진 60대 남성은 결혼을 앞둔 딸과 예비 사위를 만나고 돌아가던 길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구두를 고쳐서 번 돈으로 평소 어려운 아이들을 도왔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습니다.

이세영 기자입니다.

<기자>

열수송관 파열로 땅이 꺼지면서 차가 도로에 처박히자 운전자 69살 송 모 씨는 급하게 뒷좌석으로 몸을 옮겼지만, 쏟아져 들어오는 뜨거운 물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탈출을 더욱 힘들게 한 건 불편한 몸이었습니다.

송 씨는 오래전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고 의족에 의지했습니다.

20여 년 전부터는 매일 구두 수선소에서 일하며 두 딸을 키워냈습니다.

넉넉지 않은 수입 그마저도 동료들과 뜻을 모아 소년·소녀 가장, 소아암 환자를 돕는데 보탰습니다.

[고인 동료 : 사랑의 구두수선·닦기 행사를 해서 그날 모금된 전액을 가지고… 각자 가게에서 아니면 몇 군데서 모여서 일을 해서 기부를 하고…]

송 씨는 사고가 난 어제(4일)도 어김없이 저녁까지 일한 뒤 내년 4월 결혼을 앞둔 둘째 딸 그리고 예비 사위와 밥을 먹고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유가족 : (딸들과)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서로 만나서 식사도 하고 야유회도 가고 정말 자상한 아빠였는데…]

아비규환 속에서 시민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습니다.

금세 장화 안에 뜨거운 물이 가득 찼지만, 8층짜리 빌딩 각 층을 일일이 돌며 고립된 시민을 구했습니다.

[김오경/백석 119안전센터장 : 장화를 신고 (구조)했는데도 뜨거워서, 장화가 뜨거워서 다시 올라갔다가 또 내려가고…]

주변 상인들도 부상자들을 안으로 옮겨 화상 부위에 물수건을 대주는 등 치료를 도왔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이승열)

이세영 기자(230@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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