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고압의 물기둥이 차량 덮쳐…약한 지반도 원인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제 (4일)사고에서는 이례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겨울철이라서 온수관을 지나는 물의 온도가 100도로 매우 뜨거웠고 또 사고 지점이 매립 지반이라서 지반이 약했던 것도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입니다.
이어서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끓는 물이 나무 위로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수증기가 하늘을 뒤덮습니다.
"아빠, 어디야."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 가족들의 안부가 걱정입니다.
"보여? 저기 뿌연 거 보여?"
"아 큰일났다."
현장에 갇힌 차량은 바로 코앞인데도 전조등만 보이고, 슬리퍼만 신은 사람을 소방대원이 업어 힘겹게 옮깁니다.
[이 모 씨/부상자]
"너무 뜨거워서… 양말 딱 벗었는데 껍질이 벗겨져서 달라달랑 하더라고요."
사고 당시 2.5미터 아래 온수관이 터지면서 사방으로 토사가 솟구쳤습니다.
차 한 대가 처박혔고, 맞은편에서 오던 차량은 파편에 맞아 유리가 산산조각 났습니다.
강으로 변한 도로.
숨진 69살 손 모 씨는 물이 빠지고 수증기가 걷히고 한 시간이나 지나 차 뒷좌석에서 발견됐습니다.
앞유리가 깨지면서 뜨거운 물이 밀려 들어오자, 뒷자리로 급하게 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봉영/일산소방서장]
"파편이 튀고 압력이 대단했던 것 같아요. 사인이 파손으로 인한 파편인지 아니면 화상으로 인한 사망인지는 조사를 해봐야…"
겨울이라 온수 온도가 높았던 것도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난방공사 온수는 아파트 열 교환기에서 열을 전달한 뒤 다시 돌아가는 구조인데, 여름에는 75도 정도를 유지하지만, 겨울에는 최고 115도까지 올라갑니다.
더구나 사고가 난 백석역 주변은 매립 지역으로 원래도 지반이 약해 이번 처럼 온수관이 터지면 도로가 더 심하게 파손됩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교수]
"모래질이 많아요. 옛날에 강가에요. 매립해서 지은 것들이거든요. 이 지역이."
경찰은 난방공사가 배수관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양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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