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한파' 어깨 무거운 홍남기

2018-11-15 10:59:13 게재

단기간내 반전 어려워

임기 시작하는 12월은 계절상 지표 악화시기

"추가대책 엄중히 고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10월 고용지표가 여전히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겨울철은 계절적으로 고용지표가 더 악화되는 시기다. 12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홍 후보자의 임기 개시와 함께 '고용 악몽'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류를 의식한 탓인지 홍 후보자는 고용지표가 발표된 14일 "10월 취업자 수가 9월에 비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후보자 신분임을 고려해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것과는 다소 결이 다른 모습이다. 그만큼 고용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용한파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의 일부 수정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홍 후보자는 지난 9일 내정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도 굉장히 엄중하게 생각을 하고 있고, 먼저 통계를 지켜보겠다"면서 "통계의 향방이 앞으로의 경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굉장히 중요한 사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용의 질 개선 신호라며 제시했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감소로 전환하면서 홍 후보자가 정책 수정을 고민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홍 후보자는 "(고용상황)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연말에 발표하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대책을 담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5일 "홍 후보자가 소득주도성장 등 기존 정부정책 기조를 이어받기는 하겠지만,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하반기 공공기관 채용과 단기 일자리 등을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10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개선 흐름을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는 당초 올해 취업자 증가 전망치로 32만명을 예상했다가, 하반기 들어 18만명으로 대폭 낮춰 잡았다. 하지만 이런 수정 목표치 달성도 사실상 좌절됐다. 올 1분기 취업자 증가 수는 18만3000명, 2분기 10만1000명, 3분기는 1만7000명으로 평균 1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0월에도 6만4000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10월 고용지표를 보면 40·50대와 고졸자, 영세 자영업자 등 취업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일자리 실종'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질 좋은 일자리의 공급원인 제조업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전남 곡성·영암, 울산 북구로 제조업 고용위기가 전염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조업에서 시작한 고용한파는 서비스업 일자리로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일자리는 악화일로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9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10만명(2.6%)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일자리는 9만7000명(4.2%) 감소했다. 위축된 경기에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겹쳤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부분에서도 8만9000명(6.5%)이 줄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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