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의 히딩크’

양승남 기자

U-23 축구대표팀, 4강 첫 진출

“정말 위대”…총리도 축전 보내

박항서 ‘베트남의 히딩크’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을 들끓게 하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4강 기적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에 빗댈 만큼 뜨겁다.

박항서 감독(사진)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8강전에서 이라크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연장까지 3골씩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겨 감격의 4강행을 이뤄냈다.

동남아시아 국가로는 사상 첫 아시아 무대 4강에 진출하자 베트남 전역은 승리의 기쁨으로 달아올랐다. 수도 하노이는 물론 주요 도시마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거리 응원을 펼친 팬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1월 랭킹이 112위인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축구 인기는 뜨겁지만 실력이 떨어져 아시아 무대에서 변방으로 치부됐다. 최근 꾸준한 유소년 투자로 몇 차례 깜짝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베트남 언론은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을 사상 첫 4강행을 이끈 원동력으로 분석한다. 베트남 언론 ‘켄흐14’는 이날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취재진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베트남 축구해설가 부 꽝 후이는 “박 감독은 베트남의 히딩크다. 이번 대표팀은 정말 위대하다. 팀을 이끄는 박 감독은 팬들에게 놀라운 선물을 주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응우엔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4강 진출이 확정되자 8강 진출 때에 이어 또다시 대표팀에 축전을 보냈다. 푹 총리는 “정부를 대신해 대표팀과 특히 박항서 감독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이번 승리가 베트남의 자긍심을 불러일으켰다”고 기뻐했다.

박항서 감독은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이라크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결심을 보여줬다”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이 승리는 절대적인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4강 신화를 이뤄낸 베트남은 23일 카타르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노린다. 박항서 감독은 “우리가 이번에 이룬 놀랍고 특별한 일은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투지를 보였다.

한편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도 20일 말레이시아와의 8강전에서 2-1로 승리해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일본을 4-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오른 우즈베키스탄과 23일 준결승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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