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안해도 할 수 있는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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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07. 오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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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제14회 u클린 글짓기·포스터 공모전]글짓기 부문 초등부 대상 대전계산초 박지윤]

머니투데이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공동주최한 '제14회 u클린 글짓기·포스터 공모전'에서 글짓기 부문 초등부 방송통신위원장상을 수상한 박지윤(사진·대전계산초등학교1학년)양/사진=김창현 기자

"스마트폰 안해도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꼭 필요할 때 잘 활용하는 멋진 스마트 걸이 될거예요”

글짓기 부문 초등부 대상(방송통신위원장상)을 수상한 박지윤(사진·대전계산초등학교1학년)양은 스마트폰을 대신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 행동에 옮겨 본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박양은 “이렇게 큰상을 받고 제 경험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박양은 스마트폰으로 검색이나 유튜브 대신 도서관 가거나 영화관을 찾았다. 또 스마트폰 게임 대신 줄넘기나 야구 등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운동하는 시간을 가졌다. 색연필, 종합장, 동화책 등을 들고 다니면서 이동하거나 기다리는 자투리 시간에도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이고자 애썼다.

박양은 “도서관에서 스마트폰 중독과 관련된 책을 보고 위험성을 깨달았다”며 “스마트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박양은 “실제로 해보니 스마트폰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며 “다른 친구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고 스스로도 꾸준히 지켜가고 싶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말고 스마트펀!

나는 엄마한테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했는데 엄마가 안 된데요. 우리 엄마는 내 소원은 잘 들어주시는데 왜 안 될까요? 내 친구들도 스마트폰이 있는데 안 된다고 하니까 속상했어요.

“엄마, 왜 안 돼?”
“스마트폰 많이 하면 중독돼서 안 돼!”

중독이 뭔지 궁금했어요. 그런데 도서관에서“엄마의 스마트폰이 되고 싶어”책을 봤어요. 건이 엄마는 스마트폰만 봐요. 건이가 멋진 블록을 만들었는데 엄마는 스마트폰만 봐요. 건이는 선생님이 뭐가 되고 싶냐고 했더니 엄마의 스마트폰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엄마, 이게 중독이지?”

나는 엄마한테 책을 보여주고 엄마도 읽어보라고 했어요. 난 이 책이 너무 슬펐어요. 건이는 엄마가 건이 안 보고 스마트폰만 봐서 엄마의 스마트폰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몇 번을 읽어도 너무 슬퍼요. 나는 화가가 될 건데 건이는 엄마의 스마트폰이 되고 싶다니 너무 안 됐어요.

나는 키즈폰이 있어요. 키즈폰도 스마트폰처럼 전화도 하고 문자도 하고 게임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가끔 친구하고 문자를 할 때가 있는데 띵동 하고 소리가 나면 빨리 달려가서 문자를 보내요. 그럼 또 친구가 보내고 또 그럼 내가 보내고.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다가도 띵동 하면 뭐라고 왔나 궁금해서 얼른 키즈폰을 봐요. 게임도 하는데 너무 재미나서 오래 할 때도 있어요.

얼마 전에 아빠가 새 핸드폰을 샀어요. 7년 만에 사신 거예요. 그런데 우리 아빠 핸드폰에는 사진을 찍으면 토끼도 되고 여러 가지 예쁜 그림을 넣을 수 있어요. 나는 그게 너무 하고 싶어서 아빠한테 자꾸 졸라요. 그런데 책을 보고 나도 건이 엄마처럼 스마트폰만 보면 어쩌나 걱정됐어요. 그래서 우리 가족은 스마트폰을 조금 하기로 약속했어요. 스마트폰 말고 우리는 스마트펀, 123을 해요!

스마트펀 1!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대신에 일주일에 1번은 꼭 도서관에 가요. 그 동안 궁금했던 걸 책에서 찾아요. 그리고 유트브로 동영상을 보는 대신 한 달에 1번은 꼭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봐요. 그래서 며칠 전에 곰돌이 푸 다시 만나서 행복해를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스마트펀 2! 일주일에 2번 넘게 스마트폰 게임 대신 놀이를 해요. 오빠는 야구를 하고 나는 그네랑 줄넘기를 해요. 처음에는 2번이었는데 지금은 매일 운동해서 너무 좋아요.

스마트펀 3! 우리는 나갈 때 가방을 가지고 나가요. 이 가방 안에는 3가지가 꼭 들어 있어요. 색연필, 종합장, 동화책!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릴 때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뭘 보지 않고 그림을 그리거나 동화책을 읽어요. 어제 오빠 안경 렌즈를 바꾸러 안경점에 갔는데 좀 오래 기다렸어요. 그 동안 우리는 스마트폰 하지 않고 동화책을 읽었어요.

예전에는 나랑 오빠는 키즈폰을 하고 엄마나 아빠 스마트폰을 보는 게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펀 123이 더 재미있어요. 펀은 영어로 재미라는 뜻인데 나는 이 말이 너무 좋아서 기억하고 있어요.

사실 스마트폰을 하는 이유는 심심해서 그래요. 내 친구들도 학교가 끝나고 학원을 갈 때 시간이 나면 다들 스마트폰을 꺼내서 게임을 해요. 오늘은 운동장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모르는 언니 오빠들도 스마트폰 하지 않고 같이 놀고 싶다고 해서 장난감을 같이 쓰면서 땅을 팠어요. 같이 영화를 보고 놀이 하고 그림 그리고 책을 읽는 스마트펀이 스마트폰 보다 더 재미있어요.

우리 엄마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딸꾹 딸꾹 했어요. 엄마한테 카톡 오는 카톡, 카톡 소리가 나한테는 꼭 딸꾹, 딸꾹처럼 들려요. 스마트폰도 카톡 메시지가 너무 많이 와서 놀랐나봐요. 엄마도 이젠 카톡 소리가 안 나게 했어요. 그래서 몇 시간마다 한 번씩만 스마트폰을 보고 나머지는 꼭 우리랑 함께 운동하고 즐겁게 지내요. 우리는 스마트폰 말고 스마트펀 123을 해서 너무 즐거워요.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 가족은 여행을 많이 가는데 그때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요. 맛집이랑 어디 가면 좋을지 다음 장소를 찾을 때 스마트폰으로 찾아요.

스마트폰 덕분에 여행가서 맛있는 거 많이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그럴 때 스마트폰이 꼭 알라딘의 요술램프에 나오는 요정 같아요. 맛있는 거 먹고 싶은데 알려주고 모르는 것도 다 찾아줘서 요술램프 같아요. 요술램프는 소원을 들어줄 수 있지만 너무 많이 소원을 들어 달라고 하면 안 돼요. 스마트폰도 똑같아요. 스마트폰으로 많은 걸 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하면 안 돼요. 그래도 꼭 필요할 때는 스마트폰을 해요.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전화해요. 그럼 할머니, 할아버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너무 좋아요. 우리 외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셔서 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요. 얼마 전에 성묘 가서 외할머니께 영상통화로 외할아버지 산소 모습을 보여드렸더니 외할머니는 외할아버지께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우리 외할머니는 너무 많이 편찮으셔서 못 움직이셔서 성묘를 못 갔는데 스마트폰 덕분에 외할아버지 산소를 봐서 너무 좋다고 활짝 웃으셨어요.

그리고 여행 가서 좋았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 추억도 간직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나는 전학을 갔어요. 우리 담임선생님이랑 예전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으면 스마트폰으로 전화 해요. 나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어요. 스마트폰이 너무 고마웠어요. 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은 내 소원을 들어줘서 진짜 요술램프 같았어요.

하지만 얼마 전에 우리 엄마 스마트폰으로 이상한 중국 아저씨가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엄마가 무서워서 얼른 끊었어요. 엄마는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걱정했어요.

스마트폰은 보고 싶은 사람이랑 전화도 하고 또 영상 통화로 얼굴도 보고 모르는 것도 알려주는 요술램프지만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중독이 되거나 나쁜 댓글로 친구 마음 아프게 하는 괴물로도 변신할 수 있으니까 조심할래요. 나는 스마트폰을 꼭 필요할 때 잘 쓰는 멋진 스마트걸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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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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