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세계적인 명장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의 필리핀 대표팀을 꺾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에 진출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6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스즈키컵 준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필리핀을 2대1로 눌렀다.
베트남은 지난 2일 필리핀과 1차전 원정경기에서도 2대1로 승리, 1 2차전 합계 4대2로 결승 무대에 올랐다.
베트남은 오는 11일과 15일에 말레이시아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말레이시아 벽까지 넘으면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대회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베트남은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진출할 수 있지만 특유의 수비 축구를 발휘했다. 수비수 5명을 최전방에 세우는 파이브백으로 골문을 걸어 잠그고, 침착하게 공격 기회를 노렸다.
베트남은 전반전 중반 이후 필리핀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지자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전반 29분 베트남 응우옌꽝하이는 도안반하우의 왼쪽 크로스를 멋진 왼쪽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했고, 전반 32분엔 판박득이 슈팅을 시도했다. 베트남은 전반에만 슈팅 7개를 날려 필리핀(1개)을 압도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후반전에도 베트남은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다 후반 막판 강한 체력으로 필리핀을 몰아붙였다. 선제골은 후반 37분에 나왔다. 판반득의 왼쪽 땅볼 크로스를 응우옌꽝하이가 침착하게 밀어 넣어 첫 골을 기록했다. 5분 뒤엔 응우옌꽁프엉이 쐐기 골을 넣어 승리를 확정지었다.
박항서 감독은 그제서야 승리를 예감한 듯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쳤다. 후반 44분 필리핀 제임스 영허즈번드에게 추격골을 내줬지만 승부는 이미 결정난 상황이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박항서 감독 부임 이후 승리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베트남축구가 변방에서 아시아 중심 무대로 옮겨간 것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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