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철도사고 무려 '10건'… 나사 풀린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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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10. 오전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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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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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김사무엘 기자] [총리‧장관 잇단 질책 '공염불', 오영식 사장 리더십 도마 위… 강릉선 부실공사 의혹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강릉선 KTX 서울행 열차 탈선 복구 현장본부를 찾아 브리핑을 들은 뒤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오영식 코레일 사장. /사진제공=뉴스1
잇단 철도교통 사고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의 안전관리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3주간 발생한 사고만 10건, 열차시간 지연은 예삿일이 될 정도로 관리부실이 심각하다.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까지 직접 나서 개선 대책을 촉구했지만 '공염불'에 그친 모양새다.

급기야 개통한 지 1년도 안 된 KTX 강릉선에서 철도 사고 중 최악의 유형으로 꼽히는 ‘탈선’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번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 강릉역 KTX 사고 왜 발생했나=지난 8일 오전 7시 35분쯤 강릉역을 출발해 진부역으로 향하던 KTX 806 열차가 궤도를 이탈해 차량 10량이 선로를 이탈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탑승했던 승객 198명 중 15명이 다쳤고 현장에서 시스템을 점검하던 직원 1명도 부상을 입었다.

전날 현장을 둘러본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사고원인은 신호시스템 오류로 추정된다. 탈선 직전 강릉역과 코레일 관제센터에서 KTX 강릉선과 영동선이 나뉘는 남강릉분기점 일대 신호제어시스템에 오류 신호가 포착됐다.

이에 직원들이 현장에 투입돼 오류가 난 '21A' 선로 신호를 복구했으나 뒤따르던 열차가 '21B' 선로에 그대로 진입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도 9일 강릉시 운산동 사고현장을 찾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자체 조사 결과 선로전환기 전환상태를 표시해주는 회선 연결이 잘못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오 사장은 전날 탈선의 원인을 기온 급강하에 따른 선로 이상으로 추정한 바 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선로전환기와 신호제어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거론한 것. 하지만 해당 시스템이 지난해 6월 설치된 최신형 제품이란 점에서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애초에 부실시공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뢰 무너진 코레일…남북 철도연결 '적신호'=이날 사고 현장을 찾은 김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앞서 사고재발 방지를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은 좌시하기 어렵다.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에 대한 신뢰가 더 물러설 수 없을 만큼 무너졌다"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특히 이번 사고로 해외수주는 물론 남북철도 연결 등 신규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이런 실력으로 우리가 다른 나라에 철도수주를 하겠다. 남북 철도를 연결하겠단 꿈을 펼치고 있다"며 "실수를 반복하는 상황에선 새로운 사업을 수주한다는 것 자체가 민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이 최근 잇단 사고로 차량분야 총괄책임자 및 주요소속장 4명을 보직해임하고 종합안전대책을 마련하는 수급 국면에서 대형사고가 재발하자 비판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철도분야 비전문가가 코레일을 운영하는 '모순'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선 3선 의원 출신인 오 사장이 지난 2월 임명된 이후 줄곧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코레일 측은 오 사장 취임 이후 철도사고가 감소했다고 해명했지만 잇단 대형사고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연말 남북철도 연결 착공식을 앞둔 시점에 주무부처 장관에게 "신뢰가 무너졌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정치권 안팎에서 퇴진 압력이 거셀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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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usyoo@,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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