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MBC만 보시라’던 홍준표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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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12.27. 오후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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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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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소를 띄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MBC 기자의 질문에 “MBC가 참 이상해졌다”고 동문서답했다. 지난 5월 대선 유세에서 “뉴스는 MBC만 보시라”고 했던 그였다. 이 장면은 캡처돼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홍 대표가 무성의한 답변을 하게 된 데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있다. 지난 22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 대표에게 MBC 기자가 논란이 될 법한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26일 방송된 MBC뉴스데스크는 홍 대표가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을 받지 않았다며 제시한 주장을 뒤엎는 영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2010년 8월 4일 홍 대표가 국회의원 시절 의원실에서 있었던 기자간담회 영상을 공개하면서 출입문 쪽에 걸려 있는 액자를 언급했다. ‘척당불기(倜儻不羈·기개가 있고 뜻이 커서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음).’ 홍 의원이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는 사자성어가 쓰여있다. 같은 해 10월 19일 기자간담회 영상에서도 같은 액자가 보인다.

‘척당불기’는 홍 대표 무죄 판결의 가장 중요한 근거였다. 홍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당시 의원실에서 이 네 글자가 적힌 액자를 봤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돈을 건낸 시기는 영상이 찍힌 시점보다 8개월 뒤인 2011년 6월이다. 윤 전 부사장은 “척자가 사람인 변에 두루 주자인데 그것에 어떻게 척으로 읽히는지 신기해서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MBC 영상 캡처


홍 대표는 이 액자가 의원실이 아닌 방 대표실에만 걸려있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대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이 액자가 걸려있는 의원실에서 돈을 건넸다는 윤 전 부사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영상이 발견되면서 대법원 선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이 선고 전에 발견됐다면 판결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MBC 기자가 ‘척당불기 액자가 2010년 의원실에 있었다는 영상이 발견됐다’고 하자 홍 대표는 기자를 외면하며 “MBC가 참 이상해졌네”라고 대꾸했다.

홍 대표는 대선 후보시절 충북 충주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SBS 사장과 보도본부장 다 목을 잘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뉴스는 MBC만 보시라”고 했다.

MBC 사장이 교체되고 파업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이날 방송은 “죽은 자가 남긴 메모와 돈을 줬다는 사람이 인정되지 않는 최종 선고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영상의 등장”이라는 말로 마무리 됐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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