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걸작, 1970년대 현대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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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 요 네스뵈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영문학 최고의 걸작과 북유럽 스릴러 제왕의 만남은 어떤 화학반응을 일으켰을까.

세계적인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현대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다시 쓰는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가 진행됐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템페스트’를 ‘마녀의 씨’로 썼고,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리어왕’을 ‘던바’로 재창작했다. 노르웨이의 국민작가 요 네스뵈는 권력과 탐욕이 불러온 비극 ‘맥베스’를 골랐다.

요 네스뵈는 11세기 스코틀랜드 왕가의 상황을 부패와 범죄에 신음하는 1970년대 가상의 도시로 옮겨왔다. 원작의 플롯을 훼손하지 않은 채 환상과 마법을 걷어내고 21세기 현대극으로 재구성했다. 권력에 눈이 멀어 살인을 저지르는 스코틀랜드 왕 맥베스는 경찰청의 특공대장으로 부활한다. ‘맥베스가 왕이 되리라’고 예언한 여신 헤카테는 마약업계의 대부로 환생하고, 맥베스 레이디는 카지노 업주로 등장한다. 이들은 피로 얼룩진 맥베스의 비극을 재현하며 욕망의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질주하는 인간의 본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요 네스뵈가 400년 전 걸작을 어떻게 현대화했는지가 결국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묘미다. 727쪽, 1만80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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