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ED 보릿고개` 이겨낼 해법은?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광주 LED 제조기업 A 대표와 저녁을 같이 했다. 연거푸 술잔을 들이킨 그의 얼굴은 근심으로 가득했다. 평소 말이 없고 조용한 그는 취기가 오르자 가슴속 이야기를 꺼냈다.지난 2008년 그는 `LED 감성조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수십억원의 R&D 자금을 쏟아붓고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LED시장 미개화라는 복병을 만났다. 마지막으로 희망을 건 정부부처 대형 LED 프로젝트도 정부 조직개편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조직개편 움직임에 공무원들이 일을 만들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직원들도 하나둘 회사를 떠났다. 소주잔에 비친 그의 수척한 얼굴이 한참 동안 뇌리에 남았다.

설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가족과 친지를 만나는 정겨운 명절이지만 LED업계 분위기는 침울하다. 지난해에만 영세업체 100여 곳이 문을 닫았거나 개점 휴업 상태다.

스페인 등 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해외 주문량도 크게 줄었다. `녹색혁명`을 내세운 관수시장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민간시장은 높은 단가와 홍보부족 등으로 걸음마 수준이다. 이른바 삼중고가 숨통을 조이면서 `올 상반기가 최대 고비`라는 말도 나돈다.

`LED 보릿고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력과 기술력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은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진입장벽이 낮은 업계 특성상 자본력이 없으면 기술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LED 산업생태계 조성이 시급한 이유다.

LED는 의료, 자동차, 농업 등 타산업과의 융·복합이 용이한 산업이다. 신시장을 만들 수 있고 일자리 창출과 같은 시너지 효과도 크다. 실제로 광주시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인 기아차 100만대 생산 해법을 융·복합에서 찾는다. 에너지기술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의 분원 유치에 성공하면서 R&D도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 의지도 중요하다. `될성부른 새싹`을 키우기 위해 R&D와 마케팅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과 사업비만 축내는 `나쁜 기업`은 철저히 가려야 한다. 오는 25일이면 새 대통령이 취임한다. 업계는 `창조경영`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LED 육성 의지가 구현되길 간절히 기다린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전자신문 인기 뉴스 Best 5]

[전자신문 앱 다운받기][전자신문 구독신청][광고문의]

[Copyright ⓒ 전자신문 & 전자신문인터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