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 대거 발탁…문재인 대통령 "정책추진 속도 높여 경제활력 불어넣겠다"

입력
수정2018.12.15. 오전 12:53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16명 차관급 인사

"국민 체감하는 성과 내겠다"는 인사권자의 의지 담겨
비서진 전진 배치해 부처 장악

광주 동신고 출신만 3명
16명 중 9명이 서울대 출신


[ 박재원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임기 3년차를 앞두고 14일 차관급 16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책 성과를 내겠다”고 대규모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중소기업 혁신 전략 보고회에 입장하는 문 대통령 모습. /한경DB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16명 차관급 인사 대폭 교체’라는 충격 요법을 택한 것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경제 정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분석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수장으로 한 ‘2기 경제팀’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기재부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에 이르기까지 경제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대폭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역동적인 정부를 만들어 국민이 성과를 체감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인사권자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참모들을 이번 인사 대상에 다수 포함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대통령 의중을 담아 정책을 만들었던 참모들을 부처에 포진시켜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김 대변인은 “정책 현장에 들어가 대통령의 뜻을 잘 구현해달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로 공석이 된 청와대 보좌관, 비서관 자리를 포함해 내년 초 후속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총선 출마자들을 포함해 수석급 이상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대규모 인사에서는 ‘서울대 출신’의 발탁이 도드라졌다. 16명의 차관급 인사 가운데 9명이 서울대를 나왔다. 기재부 1, 2차관에 각각 발탁된 이호승, 구윤철 신임 차관은 1965년생 동갑내기로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32회) 동기이기도 하다. 같은 과 1년 선배인 차영환 국조실 2차장 역시 행시 32회로 기재부에서 나란히 주요 보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자리, 경제정책 등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한 참모들을 승진시킨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된 이호승 비서관은 일자리기획비서관으로서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는 고용정책을 총괄해왔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진 못했다.

행시 동기인 차영환 경제정책비서관 역시 악화된 경제지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 인사로 공석이 된 청와대 보좌관, 비서관 자리를 포함해 내년 초 후속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총선 출마자들을 포함해 수석급 이상의 대대적인 조직개편 가능성도 점쳐진다.

호남 출신 인사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특히 광주 동신고 동문 3명이 동시에 발탁됐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과 이호승 차관, 정무경 조달청장 모두 전남 출생으로 동신고를 졸업했다.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전남 해남), 김일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전북 고창)을 포함해 호남 출신은 총 5명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서울 2명, 경기 2명, 인천 1명 등 수도권 인사는 5명이 발탁됐다. 충청 지역은 충남과 충북 2명씩 총 4명이었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출신은 1명씩 포함됐다.

■차관급 인사 16명 프로필

황서종 인사혁신처장, 인사처 토대 만든 인사정책통

황서종 신임 인사혁신처장(사진)은 1987년 행정고시 31회로 입직한 뒤 공직생활 대부분을 인사·조직관리 분야에서 보낸 대표적인 인사정책 전문가다. 황 처장은 2014년 11월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인사처가 출범할 당시 조직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도 일조했다. 인사처 차장이던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정부와 공무원 단체 간 이견을 조율하는 등 추진력과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1961년 전남 강진 출생 △광주 동신고,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안전행정부 인사정책관 △인사처 인사혁신국장 △인사처 차장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 노무현 정부서 靑 행정관 지내

이호승 신임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은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꼽힌다. 이 차관은 행정고시 32회로 재정경제부에서 인력개발과장을 거친 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청와대에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나갔다. 2008년 재경부와 예산처가 통합된 기재부에 경제분석과장으로 복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한창이던 2009년 당시엔 윤종원 경제정책국장(현 청와대 경제수석) 밑에서 총괄과장을 맡아 위기 극복에 일조했다.

△1965년 전남 광양 출생 △광주 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IMF 선임자문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

구윤철 기획재정부 제2차관, 문재인 정부의 두차례 예산안 총괄

구윤철 신임 기획재정부 2차관(사진)은 행정고시 32회 출신의 대표적인 예산통으로 문재인 정부의 두 차례 정부 예산안을 모두 총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5년간 청와대에서 보내 현 정부 실세들과 두루 가깝다는 평가다. 기획예산처에서 예산 업무를 담당하다 200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을 나갔고 이후 청와대로 이동했다. 기재부로 복귀후 정책조정국장, 예산총괄심의관을 맡아 여러 분야에서 고루 전문성을 쌓았다.

△1965년 대구 출생 △대구 영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 공공정책학 석사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과 서기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차영환 국무조정실 제2차장, 부처간 정책조율에 일가견

차영환 신임 국무조정실2차장(사진)은 기획재정부 출신 정책통이다. 행정고시 32회로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이호승 신임 기재부 1차관과 행시 동기로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2009~2011년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으로 있을 때 밑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다. 기재부 내 ‘정책라인’ 핵심 멤버로 분류된다. 업무 파악과 정책 조정 능력이 뛰어나며 기재부 후배들 사이에서 대표적인 ‘워커홀릭’으로 소문났다.

△1964년 서울 출생 △대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기획예산처 재정제도혁신과장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

박선호 국토교통부 제1차관, 국토부서 잔뼈 굵은 부동산 정책통

박선호 신임 국토교통부 제1차관(56·사진)은 손꼽히는 부동산정책 전문가다. 행정고시 32회에 합격, 주택정책과 토지정책 분야에서 주로 일했다. 현 정부 들어 주택토지실장으로서 ‘8·2 부동산 종합대책’부터 주거복지로드맵 등을 주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주택정책과장으로 있으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8·31 부동산 대책 등을 만들었다.

△1966년 서울 출생 △신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학 석사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 국토정책관, 대변인, 주택토지실장, 국토도시실장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非고시 출신…'고졸 신화' 주인공

김용삼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사진)은 고졸·비(非)고시 출신으로 차관에까지 오른 ‘고졸 신화’의 주인공이다. 1975년 경기 연천고를 졸업한 김 차관은 공주사범대에 합격하고도 집안 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지방직 5급(현 9급)으로 시작, 다양한 분야에서 이력을 쌓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실행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공직에서 나왔다.

△1957년 경기 연천 출생 △연천고 졸업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악원 국악진흥과장, 감사관, 종무실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이사

문미옥 과기정통부 제1차관, 정부 출범 때 과학계 컨트롤타워役

문미옥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사진)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을 맡아 과학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았던 2016년 외부 인사로 당에 영입돼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으며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다.

△1968년 경남 산청 출생 △성모여고, 포항공대 물리학과 졸업 △연세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제20대 국회의원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보좌관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산업부 보직 두루 거친 통상 전문가

김학도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사진)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30여 년간 산업 정책과 통상분야를 두루 섭렵한 ‘정책통’이다. 2014년부터 2015년 3월까지 한·베트남 FTA 수석대표로서 협정 타결을 주도했으며 한·뉴질랜드 FTA 협상도 총괄했다. 작년 12월 임기 3년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으로 선임됐으나 1년 만에 중기부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1962년 충북 청주 출생 △청주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조직관리·갈등조정 추진력 돋보여

윤종인 신임 행정안전부 차관(사진)은 조직관리와 갈등조정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행정 전문가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조지아대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행안부 자치제도기획관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실 행정자치비서관을 지냈다. 이어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 지방자치분권실장을 역임했다.

△1964년 충남 홍성 출생 △상문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충청남도 행정부지사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

정무경 조달청장, 예산·세제업무에 밝은 정통 경제관료

정무경 신임 조달청장(사진)은 행정고시 31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다. 경제기획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기재부 관세국제조세정책관, 민생경제정책관, 국무총리실 재정금융정책관 등을 역임하며 예산·세제·정책 업무를 두루 거쳤다. 2015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2년간 대변인을 지내면서 ‘최장수 대변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64년 전남 나주 출생 △광주 동신고, 고려대 경제학과 졸업 △행정고시 31회 △국무총리실 재정금융정책관 △기획재정부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정무경 조달청장, 서울의 각종 대형 사고 무난히 대처

소방간부후보생 6기인 정문호 신임 소방청장(사진)은 28년 경력의 소방안전 전문가다. 지난해 7월부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으로 근무해 왔다. 재임 기간 종로 고시원 화재, 용산 상가 붕괴 등 대형 사고가 잇따랐지만 사후 수습을 무리없이 했다는 평가다. 올해 전국 최초로 소방활동 방해사범 수사를 전담하는 119광역수사대를 설치했다.

△1962년 충남 논산 출생 △보문고, 충남대 화학과 졸업 △소방간부후보생 6기 졸업 △공주소방서장 △대전시, 인천시 소방본부장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김경규 농촌진흥청장,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 사태 수습

김경규 신임 농촌진흥청장(사진)은 30년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한 농정 전문가다. 1986년 행정고시 30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후 농식품부에서 식량·식품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식품산업정책실장으로서 국내를 강타한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과 사태 수습을 이끌었다.

△1954년 경기 화성 출생 △경동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행정고시 30회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 식품산업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김진숙 행정복합도시건설청장, 중앙부처 기술직 여성 첫 차관급

김진숙 신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58·사진)은 국토교통부 첫 여성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해 중앙부처 기술직 여성 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차관급 고위공무원에 이름을 올렸다. 1988년 기술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 옛 건설교통부와 국토해양부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이르기까지 첫 여성 사무관, 과장, 국장, 산하기관장 등을 거치며 ‘국토부 1호 여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1960년 인천 출생 △인화여고, 인하대 건축학과 졸업 △국토부 건설안전과장, 건축정책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 내부 승진…보훈 업무·행정 전문가

이병구 신임 국가보훈처 차장(사진)은 1987년 행정고시(30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이후 줄곧 보훈처에서만 한 우물을 팠다. 지난해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할 당시엔 2018년도 보훈처 예산이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하는 데 기여했고, 국가유공자 예우를 대폭 강화한 ‘따뜻한 보훈’ 실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1963년 전남 해남 출생 △광주고, 한양대 행정학과 졸업 △국가보훈처 혁신기획관, 보훈선양국장 △서울, 광주지방보훈청장 △국가보훈처 기획조정실장

엄재식 원자력안전委 위원장, 행시 39회…원자력 안전분야 정통

엄재식 신임 원자력안전위원장(사진)은 원자력 안전 분야에 잔뼈가 굵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 39회로 공직 생활에 입문, 원자력 안전 분야에서 이력을 쌓았다. 지난 2월 원안위 사무처장에 올랐고 10월 강정민 원안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공석인 위원장을 대신해 라돈침대를 비롯해 최근 불거진 생활밀착형 제품의 안전 문제를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6년 충북 충주 출생 △충주고,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과학기술부 기초연구국 핵융합지원과장 △원안위 방사선방재국장, 사무처장 겸 상임위원

김일재 개인정보보호委 상임위원, 아이디어 많은 조직관리 전문가

김일재 신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상임위원(사진)은 아이디어가 많은 인사·조직관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북 순창 출신으로 행정고시 31회인 김 상임위원은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인사기획관,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행안부 정부혁신조직실장 등을 역임했다. 직접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세부적으로 업무를 챙기는 스타일로, 이슈 해결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960년 전북 순창 출생 △숭실고,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행정자치부 조직기획팀장 △전라북도 기획관리실장 △행안부 인사기획관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한국경제 채널 구독하고, 선물 받자!! <이벤트 자세히 보기>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