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지 말게 해 달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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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17. 오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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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후 늘 기도…'베트남 축구 영웅'된 박항서 감독의 삶과 신앙
'쌀딩크'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가 15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마이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2차전 합계 3-2로 앞선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박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15일 스즈키컵 우승은 베트남 전역에 축제의 밤을 몰고 왔다.

박항서(59) 감독 취임 후 이어진 유례 없는 성공에 대한민국 국민들도 함께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A대표팀은 이날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AFF(동남아축구연맹) 챔피언십 ‘스즈키컵’ 2018 챔피언이 됐다.

원정으로 치른 결승 1차전에서 2대 2 무승부를 기록하며 유리한 상황을 만든 베트남은 홈에서 1대 0으로 승리했다.

합계 1승 1무로 말레이시아를 꺾은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스즈키컵을 안았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눈을 지그시 감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그가 기도하는 모습은 TV로 생중계되며 전 세계인들에게 각인됐다.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 주셨어요. 더 열심히 베트남 선수들을 지도하겠습니다.”

1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마이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전에서 말레이시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베트남은 전반 6분 안둑의 선제 결승골로 1-0으로 경기를 마쳐 1,2차전 최종합계 3-2로 말레이시아를 꺾고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뉴시스 제공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히딩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수석 코치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인물.

하지만 그가 믿음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교계에 따르면 박 감독은 아내 최상아 권사와 함께 기도하는 삶을 살아왔다.

박 감독 부부는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예수님만을 의지했다.

박 감독은 선수시절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동료 박성화 선수와 함께였다.

집사 안수도 받았다. 경남 FC감독 때는 경남 함안 가나안교회에 출석했다.

박 감독은 홈 경기가 있을 때 교회에서 통성으로 기도한 뒤 경기에 임했다.



이 교회 이종훈 목사는 “당시 박 감독은 경남FC 선수 10여명과 함께 교회에 출석했다. 말씀에 흠뻑 취해 함께 팀 승리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고 회고했다.

원정경기 때엔 2∼3시간 전에 휴대전화로 교인들에게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는 신실한 신앙인이었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박 감독 부부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를 즐겨 외운다.

평안을 달라고 간구한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매사에 자신감 넘치게 살아왔다.

박 감독이 지난 2월 AFC U-23 결승전에서 패배해 아쉬워하는 베트남 선수들에게 “당당히 고개를 들어라”고 격려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박 감독이 베트남행을 결정한 것도 부부가 함께 기도한 결과라고 했다.

최 권사는 남편의 열정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베트남에 가서도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박항서 감독이 15일 '2018 아세안축구연맹 대회(스즈키 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기도하고 있다. SBS Sports 갈무리


기도로 시작한 일, 오래지 않아 열매가 됐다.

박 감독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이가 드니 아무데도 불러 주는 곳이 없었다. 그때 기회를 준 곳이 베트남이다. 감사드린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고 베트남 선수들을 지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40년 축구인생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경기는 계속된다. 한국도 그렇지만 축구가 부흥하려면 유소년 축구가 발전해야한다. 기업, 교회 등이 더 많이 어린 축구선수들을 응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도 교회에 열심히 출석한다. 경기 전후 하나님께 “초심을 잃지 말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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