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쿠아맨' 포스터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마블이 점령한 한국, DC코믹스가 영화 '아쿠아맨'(감독 제임스 완)으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아쿠아맨'은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 심해의 수호자인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의 지상 세계와 수중 세계를 오가는 위대한 여정과 탄생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로 '컨저링' 유니버스를 비롯해 '분노의 질주: 더 세븐'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제임스 완 감독의 첫 슈퍼 히어로물이다.

'아쿠아맨'은 등대지기인 아버지에게서 인간성을, 아틀란티스 여왕인 어머니에게서 초능력을 물려받아 수중에서 숨을 쉴 수 있고, 엄청난 속도로 헤엄칠 수 있으며, 깊은 수심에서도 견딜 수 있는 막강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다. 심지어 물고기와 말하는 능력까지 있어 해양 생명체와 텔레파시로 소통할 수 있고 독보적인 힘, 강화된 감각, 뚫리지 않는 피부까지 가졌다. 그리고 이 능력을 바탕으로 지구의 육지와 바다라는 두 세계를 모두 지켜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된다.

DC코믹스의 '아쿠아맨'은 태어날 때부터 영웅적 기질을 타고난 캐릭터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아틀란티스인인 '아쿠아맨'은 강력하고 전지전능한 캐릭터임에 틀림없지만, 어디서든 이방인에 가깝다. 수중 세계에서는 인간의 피가 섞인 그를 외계인처럼 취급한다. 그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바탕으로 인류를 위해 애쓰지만 오히려 초인적인 능력으로 인해 지상 세계에서도 완전히 동화되기 어려운 비애를 갖고 있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국내에서도 확실한 팬층을 확보한 배우 제이슨 모모아는 그런 '아쿠아맨'의 내면적 갈등을 완벽한 연기로 그려냈다. 유쾌한 유머감각, 따뜻한 본능을 가진 캐릭터의 다층적인 면모는 제이슨 모모아의 우악스럽고 강력한 비주얼과 만나 새로운 슈퍼 히어로를 탄생시켰다. 특히 검투사 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수중 도시에서 물살을 가르는 '아쿠아맨'의 대담한 액션은 기대 이상으로 통쾌하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캐릭터는 배우 앰버 허드가 연기한 메라다. 메라는 '아쿠아맨'과 함께 아틀란의 삼지창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캐릭터로, 절체절명의 순간 '아쿠아맨' 못지않은 초능력을 발휘해 섹시한 비주얼 이상의 파워풀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 밖에도 '아쿠아맨'의 이부 동생인 옴 왕(패트릭 윌슨)과 광학 센서로 무장한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마틴 2세) 등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강력한 빌런들이 선명한 캐릭터로 파괴력 넘치는 액션을 주도한다.

사진='아쿠아맨' 스틸
무엇보다 '아쿠아맨'의 가장 큰 매력은 황홀한 수중신이다. 마치 영화 '그래비티'에서 우주를 떠다니는 산드라 블록처럼, '아쿠아맨'은 깊은 심해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어두운 물밑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에 숨이 턱 막히다가도 이내 환상적인 수중세계의 비주얼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타격감 넘치고 리드미컬한 수중액션신도 인상적이다. 어마어마한 괴력을 가진 '아쿠아맨'이 상대방을 향해 휘두르는 살인적인 타격과 맨손 격투술, 고대 그리스 신화 포세이돈을 연상케 하는 삼지창 액션의 현란함이 혼을 쏙 빼놓는다. 특히 물 속이라는 특수한 환경 덕분에 생존을 위한 싸움은 한층 치열하고 스릴 넘치게 다가온다. 여태껏 본 적 없는 수중 추격전이 심해의 공포와 어우러지는 장면은 공포물의 대가 제임스 완 감독의 연출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독특한 질감을 빚어내는 물속 전투, 떼를 지어 해저를 가르는 해양생물들, 상상력을 자극하는 초현대적인 해저도시 등 그 자체로 생명을 지닌 듯 약동하는 바다의 모습이 마지막 순간까지 극적인 쾌감을 선사한다. 한층 더 황홀한 영화적 체험을 원한다면 아이맥스 상영관 관람을 추천한다. 쿠키영상은 1개다. '아쿠아맨'은 오는 12월 19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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