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파업’ 택시도, 승객도 사라진 거리…무용지물된 택시 어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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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21. 오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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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시민들 길게 줄 지어 서 있던 강남역 택시 정류소 '텅텅'
1차 파업 때 택시들로 가득 찼던 홍대 거리엔 '예약' 차량만
혜화역 인근 시민들, '휴무' 켜진 택시에 짜증 섞인 탄식만
‘카카오 카풀’에 반대한 택시기사들이 20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24시간 총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텅 빈 강남역 인근 택시 정류소의 모습. 사진=유병돈 기자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정동훈 기자] ‘카카오 카풀’에 반대한 택시기사들이 20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24시간 총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심야시간대 도심 한복판에서는 택시와 승객이 동시에 자취를 감췄다.

특히 택시 파업 소식을 접한 승객들은 일찌감치 버스나 지하철 등 다른 대중교통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11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 택시 정류소에서는 택시를 잡으려는 승객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평소 같으면 길게 줄을 늘어선 채 택시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붐볐을 택시 정류소였지만, 이날만큼은 1~2명의 승객들만 눈에 띄었다. 택시를 기다리던 시민들도 5~10분 정도 기다리다 택시가 잡힐 기미가 안 보이자 미련 없이 정류소를 떠났다.

시민 김예진(31·여)씨는 “택시 파업 소식은 들었지만, 일부는 운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택시를 탈까 고민했다”면서 “10분간 기다렸는데 빈차를 볼 수 없는 걸 보니 그냥 지하철을 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파업이 진행된 20일 자정께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유흥거리. 평소에는 시민을 기다리는 택시들로 붐볐을 이곳이지만, 이날은 텅 빈 채 일반 차량들만 도로를 활보하고 있었다. 사진=유병돈 기자

비슷한 시각, 홍대입구역 근처의 유흥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평소에도 귀가하려는 시민들로 택시잡기 전쟁이 벌어지는 이곳에서도 빈 택시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였다. 지난 10월 1차 파업 당시에는 자율 참여였던 탓에 시민을 태우려는 택시들로 가득 찼던 이곳이지만, 이날만큼은 가끔 예약손님을 태우려는 택시를 제외하고는 일반 차량들만 볼 수 있었다.

시민 홍기영(26)씨는 “친구들과 송년회를 하고 집을 가려는데 도저히 택시가 안 잡힌다”면서 “집이 멀어 가는 도중 지하철 막차가 끊길 것 같은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자정께 홍대 인근에서 택시 앱을 이용해 배차를 신청했지만 15분 가까이 먹통이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손님을 태운 택시가 지나가기만 해도 어디서 정차하는지 지켜본 뒤, 황급히 달려가 타는 등 신경을 곤두세운 채 택시잡기 전쟁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혜화역 인근도 마찬가지였다. 노원, 도봉 등 서울 북부로 가는 길목이지만 빈 택시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휴무' 표시등을 켠 택시를 보고 손을 흔들던 승객들은 택시가 가까이 오자 짜증섞인 탄식을 뱉기도 했다.

여자친구와 택시를 잡고 있던 공성진(24)씨는 "20분째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으로 콜을 하고 길가에서 손을 흔들고 있지만 택시를 잡지 못했다"며 "아무래도 지하철을 타야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도 자정을 지나면서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목요일 심야시간대인 이유도 있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 막차 시간 이전에 모임을 끝내고 귀가하면서 택시를 타려는 시민들도 크게 줄어든 것. 실제로 자정이 지나자 홍대 거리에서는 강남역과 마찬가지로 택시는 물론 택시를 잡으려는 시민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4개 단체는 20일 오전 4시부터 21일 오전 4시까지 24시간 파업을 실시했다. 20일 오후 2시 열린 국회 앞 택시업계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2만명이 참석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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