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들이 있었기에 내가 있다" 류시화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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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2.25. 오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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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따끈따끈 새책]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방황한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고 독일의 사상가 마르틴 부버는 말했다. 그 많은 우회로와 막다른 길과 무너뜨린 과거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 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44쪽)

인도여행기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과 '지구별 여행자'를 펴냈던 류시화 시인이 이번엔 '삶에 대한 여정'을 담은 산문집을 펴냈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삶과 인간을 이해해 나가는 51편의 산문을 묶었다.

그의 글은 상실과 회복, 인생의 희노애락에 관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내가 묻고 삶이 답했다"는 그의 말처럼 글에는 해마다 인도여행을 계속하고 명상 서적을 번역하고 있는 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류 시인은 젊은 시절 진리와 깨달음, 행복과 인생의 의미를 묻고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던졌던 자신이 살아가며 얻은 답을 소개한다. 그의 글은 '잃어버린 나'를 찾아 나가는 '자아찾기 과정'이자 인생에 대한 성찰을 나누는 일종의 '잠언집'과도 같다.

인도와 네팔, 미국과 일본 등을 오가며 겪었던 다채로운 경험과 헤밍웨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 이청준, 파블로 네루다, 마르틴 부버 등 다양한 문인, 철학자들의 지혜가 그의 간결한 문장 속에 어우러진다.

그는 투우장의 소를 통해 우리 안에 늘 새로워지고 다시 생기를 얻으려는 본능이 있음('퀘렌시아')을 이야기한다. 과정에 관심이 없으면 목적지에 도달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짐 코벳 이야기')을 일깨우는가 하면 "현실은 원래 무채색이지만 현실에 색깔을 부여하는 것은 우리 눈"('예찬')이라고도 전한다.

류 시인은 "삶에 대한 해답은 삶의 경험들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다"며 "스승을 찾아 나라들을 여행하고 책들을 읽었으나 내게 깨달음을 선물한 것은 삶 그 자체였다"고 털어놓는다.

'마음이 담긴 길', '찻잔 속 파리',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혼자 걷는 길은 없다' 등 여러 글은 이미 페이스북에서 수만 명의 독자에게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오랜만에 그가 펴낸 신작을 읽으며 숨을 돌리고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는 것은 어떨까. 섬세하면서도 중량감 있는 그의 문장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류시화 지음. 도서출판 더숲 펴냄. 280쪽/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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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다해 기자 doa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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