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20년 만의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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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2.23. 오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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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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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 사랑' 등으로 유명한 시인 류시화(59)가 20년 만에 신작 산문집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를 펴냈다.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1991),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1997) 이후 세 번째 산문집으로, 삶과 인간에 대한 류시화 식 이해가 담긴 산문 51편이 실렸다.

류시화는 경희대 국문과 시절 은사였던 소설가 황순원 선생이 "시는 젊었을 때 쓰고, 산문은 나이 들어서 쓰는 것이다. 시는 고뇌를, 산문은 인생을 담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잊지 않고 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번 산문집에는 그의 청춘 시절부터 시작된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포함됐다.

특히 해마다 계속된 인도 여행과 명상 서적 번역은 자신의 물음에 대한 의지와 끈기를 반영했다. '잃어버린 나'를 찾아 나가는 '자아 찾기'로 귀결되는 셈이다.

"우리 안에는 늘 새로워지려는, 다시 생기를 얻으려는 본능이 있다.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자기 안에서 깨우려는 의지가. 우리는 본능적으로 자아 회복의 장소를 찾고 있으며, 삶에 매몰돼 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치유하고 온전해지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문구가 보기다.

목소리의 크기는 가슴과 가슴 사이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 과정에 있는 것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목적지에 도달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을 일깨우는 '짐 코벳 이야기', 우리는 인생에서 많은 것을 놓쳤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가장 많이 놓친 것은 지금 이 순간들이라는 '지금이 바로 그때' 등도 저마다의 자아찾기의 지도가 된다.

류시화는 작가의 말을 통해 "여기 모은 산문들은 내가 묻고 삶이 답해 준 것들이다. 인도의 시인 갈리브는 '내 시와 함께 나를 준다'라고 썼지만, 어떤 글도 본연의 나를 다 표현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또한 내가 쓰는 글들이 본연의 나를 능가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불확실한 시대에 내 글이 위로나 힘이 되진 않겠지만, 나는 다만 길 위에서 당신과 인생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라고 썼다. 280쪽, 1만4000원, 더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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