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전담팀에 알리지 않고 방문…네비도는 세계반도핑기구 1호 금지약물, 4년 징계 유력
단독[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박태환(26ㆍ인천시청)이 금지약물을 제공받은 안티에이징 클리닉을 열 번 이상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전담팀 일원이었던 A씨는 "박태환이 국내에 체류할 때마다 클리닉을 수차례 이용했다"며 "치료나 재활이 목적이 아니라서 전담팀과 내용을 공유하지 않았다"고 했다. 안티에니징 클리닉은 피부, 비만 등을 전문으로 다룬다. 박태환이 다닌 곳은 호텔 안에 있으며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예약제로 운영된다. 박태환은 카이로프랙틱(손으로 신경과 근육을 압박해 신체 상황을 개선하는 치료법) 등 모든 치료를 무료로 제공받았다. 스포츠 전문클리닉이 아닌데도 스타 마케팅의 일환으로 치료를 받아왔다. A씨는 "평소 박태환과 K원장의 사이가 각별했다"고 했다.
박태환이 맞은 '네비도'는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이 생산하는 남성호르몬 주사제다. KADA에서 상시금지약물로 지정한 제품으로 주 성분이 남성호르몬인 액상 형태의 운데카노산 테스토스테론이다. 이 위원장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1호 금지약물이다. 근육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육상, 수영, 사이클 종목에서 많이 이용하다 적발된다"고 했다. 채내 잔류 기간은 약 한 달로 안티에이징 클리닉 등에서만 자주 사용된다.
네비도는 제품 주의사항 상단에 '이 약을 이용할 경우 도핑시험에 양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게재돼 있다. KADA 홈페이지는 물론 포털 사이트에서도 그 위험성을 쉽게 알 수 있다. 팀GMP에 따르면 박태환은 평상시 금지약물과 도핑검사에 극도로 민감해한다. A씨는 "한밤중에 조금만 몸이 피곤해도 마사지를 받는 선수"라며 "감기약 등을 복용할 때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그런 박태환이 약의 효능과 위험성을 몰랐을 가능성이 적다고 입을 모은다. 이 위원장은 "네비도는 선수가 바로 느낄 수 있을 만큼 효과가 강력하다"고 했다. 도핑 검사 진술서에 주사를 맞은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점도 고의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 위원장은 "소화제, 감기약까지 써서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간과한 건 큰 실수"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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