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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보듯···몸의 반응 즐겨보세요"

'PMC: 더벙커' 주연 하정우·이선균 영화 ‘PMC : 더 벙커’에서 글로벌 군사 기업 PMC의 캡틴 에이헵으로 열연한 하정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서울경제] ‘PMC: 더벙커’ 캡틴 에이헵役 하정우

영어대사 첫 도전에 한달간 미국 체류

韓영화 영토확장 일환···제작자로도 참여



2023년, DMZ 지하 30m 벙커 안에서 쉼 없이 총성이 울려 퍼진다. 공처럼 굴러다니는 드론 카메라와 배우들 머리 위 1인칭 시점 카메라(POV)는 끊임없이 전투 현장과 병사들을 비추고 긴박한 현장의 분위기와 타격감이 고스란히 카메라를 통해 전해진다.

배우 하정우와 이선균을 투톱 주연으로 내세운, 김병우 감독의 신작 ‘PMC : 더 벙커’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을 방불케 하는 독특한 카메라 문법과 액션 시퀀스로 중무장한 영화다. 전작 ‘더 테러 라이브’(2013)에서 고립 생존액션의 정수를 보여줬던 김 감독은 또 한 번 하정우를 벙커에 가두고 관객들과 긴장감 넘치는 게임을 시작한다.

색다른 시도, 배우들의 열연이라는 장점에도 세간의 평가는 엇갈린다. 허술한 인물 구축에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 익숙하지 않은 카메라 워크로 영화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차례로 만난 두 배우는 영화 공개 이후 일부 부정적인 평가에 대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문법을 개척한 영화라는 점에서 너그럽게 봐달라”며 “게임을 보듯 몸의 반응을 그대로 즐기면 영화의 장점이 살아날 것”이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영화에서 하정우는12명의 크루들로 구성된 최강 글로벌 용병팀 블랙리저드의 팀장 에이헵으로, 이선균은 에이헵의 눈과 발이 되어 함께 생존의 길을 모색하는 북한 의사 윤지의로 열연했다.

영화는 미국 CIA로부터 비밀 프로젝트를 의뢰받은 글로벌 군사 기업 PMC의 블랙리저드팀이 지하 벙커의 스위트룸에 도착하며 시작된다. 작전을 수행하던 중 이들은 천문학적인 현상금이 걸린 북한 최고 지도자 킹을 발견하게 되고 작전을 바꿔 킹 납치 작전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내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또 다른 PMC, 지하 벙커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미국 정부와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하정우는 대사의 80%를 영어로 소화하는데 특히 군인 특유의 화법을 표현하기 위해 한 달 간 미국에 체류하며 대사를 완벽하게 숙지했다고 한다. 하정우는 “감정 연기를 하다 보면 즉각적으로 리액션이 나오는데 처음엔 몸이 아닌 머리를 통과해서 반응이 나오니까 영 연기맛이 살지 않더라”며 “영어 대사를 몸으로 익히는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고 소개했다. 이번 영화에서 제작자로도 활약한 하정우는 이번 영화의 또 한 가지 의미로 한국 영화 영토의 확장을 꼽는다. 그는 “‘신과 함께’ 이후 한국영화의 글로벌 영토를 넓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 도전은 그 일환이기도 하다”며 “우리 영화도 이런 스케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PMC : 더 벙커’에서 북한 의사 윤지의로 열연한 이선균.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PMC: 더벙커’ 북한의사 윤지의役 이선균

北 억양 살린 연기·DSLR 셀프촬영 ‘분투’

CG촬영은 처음···상상력 동원하는 연기배워

하정우가 영어 대사로 분투했다면 이선균에게 난제는 북한식 억양과 셀프 촬영이었다. 헬멧에 POV캠을 설치해 1인칭 시점 촬영에 나섰던 외국인 크루들과 달리 이선균은 손목에 DSLR 카메라를 테이프로 고정하고 촬영을 했다. DSLR 촬영분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없었던 탓에 감독도 배우도 감각에 의지해 촬영을 이어나가야 했다. 그런데도 결과는 대만족. 김병서 촬영감독은 “이선균이 촬영한 샷들이 훨씬 영화적이고 생동감 넘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선균은 “연기를 하면서 촬영까지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김병우 감독, 하정우와 호흡을 맞춘다는 기대감만으로도 힘든 작업을 감내하게 됐다”며 “CG 비중이 높은 영화를 처음 해봤는데 앞으로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해야 하는 연기에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배우면서 연기했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 모두 꼽는 최고의 장면은 영화 막바지 고공 낙하 장면이다. 노남석 무술감독은 ‘그래비티’를 참고하며 섬세한 와이어 액션 시퀀스를 설계했고 하정우는 온 몸에 와이어를 달고 낙하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촬영분만 총 10회차, 30여명의 스태프가 손으로 와이어를 잡아당기며 완성해낸 그야말로 장인정신 가득 담긴 장면이다. 고생을 한 정도야 하정우에 이를 데 없지만 이선균도 이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며칠을 와이어에 기절한듯 매달려 있어야 했다고 한다.

배우들의 열연 못지않게 영화의 완성에 중요했던 요소는 시각효과(VFX). 김 감독은 촬영을 마친 지난해 12월부터 1년간 후반 작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낙하 장면을 포함해 각종 스크린을 통해 외부와 연락하는 벙커 안 파우더룸까지 한땀한땀 VFX로 완성됐다. 이 같은 노고로 작품을 완성한 김 감독에 대해 두 사람은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감독”이라고 추켜세웠다.

“감독의 생김새대로 나오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 데 김 감독 영화가 꼭 그래요. 본인이 살아온대로, 미치도록 좋아하고 보고 싶어하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을 누가 이겨낼 수 있을까요. 어떻게 진화해나갈지 기대가 큽니다.”(하정우)

“공간 이미지를 직접 콘티로 그리고 레고 모형까지 직접 제작해오며 배우들을 이해시키려고 하는 김 감독 모습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졸업 이후 첫 만남이었는데 다음 작품도 꼭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이선균)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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