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마켓의 테스트베드 된 호주…국내기업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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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마켓의 테스트베드 된 호주…국내기업도 활용
  • 김현민 기자
  • 승인 2018.12.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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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유럽, 중국 등 거대시장 진출 앞서 소비자, 브랜드 수용도 실험

 

호주 시장이 글로벌 마켓의 실험실이 되고 있다.

글로벌 거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들이 세계 진출에 앞서 호주에서 신제품을 출시, 테스트를 한 후 시장의 입맛에 맞게 보완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이는 호주가 지리적으로 세계 최대인구의 소비시장인 아시아 시장에 인접해 있는데다 영어권 유럽이민자들이 호응을 테스트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 중국 등과 비교할 때 거대한 시장이 아니어서 안정적으로 소규모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볼수 있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는 기업들이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이전 단계에서 마케팅 활동을 한 후 문제점을 발견해 개선하는 테스트베드(test bed)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호주에서 제품의 매출액이나 시장점유율을 포함한 시장성을 예측하고, 마케팅 효과에 관한 정보도 입수한다.

이에 따라 호주 소비자들의 해외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빠르다. 호주 정부도 테스트베드로서의 생태계를 갖추기 위해 스타트업과 R&D 및 임상시험 분야에 파격적인 세제혜택을 주며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업체 맥도날드·KFC를 비롯해 금융기업 시티그룹, 온라인 서비스업체 AOL,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까지 전 세계 출시에 앞서 필요한 문제를 신속하게 발견하고 해결하기 위한 테스트시장으로 호주를 선택하고 있다. 우리기업들도 테스트베드로 호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이 소개한 테스트베드로서 호주의 사례들을 살펴본다.

 

① 맥도날드의 글로벌 실험실

맥도날드는 호주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시장의 55.3%의 압도적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어 헝그리잭스(버거킹)이 18.8%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 전역에 900개 이상의 맥도날드 매장을 운영하고 고용인원은 6,000명으로 조사되었다.

맥도날드는 호주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는데, 새로운 메뉴, 매장 콘셉을 다른 국가에 선보이기 전에 호주 시장에서 먼저 시도하고 있다.

호주 커피의 수도로 불리는 멜버른에 1993년 세계 최초로 바리스타가 만드는 커피를 판매하는 맥카페를 최초로 오픈했다. 2011년에는 Canstar Blue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소비자 만족도, 가격 부분에서 호주 현지 커피 체인 Michel’s, The Coffee Club, Gloria Jeans보다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The Corner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맥카페 매장을 시드니에 오픈하고, 토마토 바질 스프, 과일 샐러드, 현미, 렌틸 샐러드 등 건강식 위주로 구성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본인이 선택한 재료로 만든 햄버거를 주문할 수 있는 Create your Taste Burgers, 여러 소스를 첨가한 감자튀김 메뉴인 Loaded Fries와 같은 메뉴를 호주에서 처음 선보인 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 세계 최초 호주 The Corner by McCafe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

 

② 닛산자동차의 독특한 시장

2018년 닛산자동차는 픽업트럭 나바라를 호주 시장에서 선보였으며 테스트 결과를 130개국 수출에 반영할 계획이다.

닛산 나바라는 호주에서 유트(UTE)라고 불리는 픽업트럭으로, 2도어에 짐칸이 있는 이륜 구동 차량이며 일반 운전면허증으로 운전이 가능하다. 닛산자동차의 글로벌팀 대표는 호주에선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자유자재로 달릴 수 있는 차량이 필요한데, 이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 매우 독특한 문화라고 언급했다.

 

▲ 닛산자동차의 픽업트럭 모델 Navara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

 

③ 아모레퍼시픽의 호주행

올해부터 현지 백화점에 한국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입점됐으며 쉐포라, 메카와 같은 화장품 전문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K-뷰티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호주 멜버른에 법인을 설립, 지난 12월 14일 멜버른 최대 쇼핑센터인 채드스톤에 이니스프리 3호점을 오픈했다.

호주는 1인당 화장품 쇼핑액이 전 세계 5위 안에 들어갈 정도로 화장품에 대한 지출이 높은 편이며, 자외선이 강하고 건조한 날씨로 스킨케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다. 호주 소비자들이 글로벌 뷰티 트렌드와 성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내추럴한 메이크업과 건강한 스킨을 선호하면서 K-뷰티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아시아 시장에 강점을 가진 브랜드가 유럽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기에 앞서 호주가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 호주 이니스프리 3호점 채드스톤 매장 오픈일 /코트라 멜버른 무역관

 

④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의 소프트론칭

게임 제작 및 배급사 넥슨은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M을 북미, 유럽 시장에 출시하기에 앞서 호주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완성도를 높였다.

2016년 10월 한국 시장에 첫 출시된 메이플스토리M은 국내에서 두 차례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말부터 호주, 필리핀 등에서 소프트론칭을 진행한 후 지난 7월 미국, 유럽, 대만 등에 정식 출시했다.

호주는 미국 온라인 게임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고 여러 마케팅 전략과 업데이트를 시도하면서 접근 방식을 다듬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메이플스토리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넥슨의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으로, 2017년 기준 글로벌 회원 수 1억8,000만 명을 기록, 국내뿐 아니라 북미, 유럽, 중국, 일본 등 총 110여 개 지역에서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⑤ 바이오테크 기업의 임상 실험실

호주는 파격적인 R&D 세제 혜택으로 임상시험 분야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국가로 평가된다.

바이오기업들은 초기 임상을 호주에 아웃소싱하고 글로벌 제약사들은 연간 2억 달러를 임상과 관련해 지불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7년 전부터 임상 수행에 R&D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기업이 호주에서 R&D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연매출 2,000만 호주달러의 중소기업에 45% 환급 가능 기회를 주고 있어, 호주에서 비용 부담이 없이 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계 바이오테크기업 제넨텍(Genentech)과 제약회사 애브비(Abbvie)가 합작해 멜버른에 소재한 Walter and Eliza Hall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에서 최초로 베네토클락스(Venetoclax)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베네토클락스는 집중 항암화학요법에 적합하지 않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치료제로, 호주 Royal Melbourne Hospital에서도 지속적으로 임상연구 시행했다.

멜버른은 신약 개발, 임상시험, 암, 재생의료, 의학 기술 및 기기 개발에서 중요한 R&D 역량을 지니고 있으며, 매년 1,000건의 임상시험이 이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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