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로] 손쉬운 휴대폰 녹음…혹시 '음성권' 침해?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대화내용 녹음이 가능해지면서 최근 녹음과 관련한 분쟁이 많아지는 추세인데요.
알아두면 좋을 생활 속 법률 상식, '생생LAW' 오늘은 몰래 녹음을 할 경우 어떨 때 처벌을 받게 되는지 알아봤습니다.
조경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최근 수면 내시경 도중 의료진이 환자를 조롱한 녹음 파일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한 직장인이 마취가 덜 풀린 상태의 본인 혼잣말이 궁금해 휴대전화로 녹음을 했던 건데, 사회적 논란과 별개로 이 직장인이 몰래 녹음한 행위는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입니다.
그렇다면, 몰래 녹음하는 행위는 어디까지 괜찮은 걸까요?
쟁점은 '음성권'입니다.
내 목소리를 녹음, 재생, 배포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이 권리를 침해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도청 즉 남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행위는 당연히 처벌 대상입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녹음하는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또, 그 녹음파일은 법정 공방에서 증거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 목소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법정 증거용이라도 민사상의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실제로 나와 상대방의 대화를 녹음해, 이를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했는데 상대방이 이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민사소송에서 300만 원의 위자료를 물어주게 된 판결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임방글 / 변호사
- "원칙적으로 상대방의 동의를 받지 않고 그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것은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또 나와 누군가의 대화 녹음을 법정이 아닌 다른 곳에서 유포할 경우 그 내용에 따라선 자칫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내 음성이 몰래 녹음되길 원치 않는다면 대화를 나누기 전에 그런 의사를 명확히 밝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전에 경고했음에도 몰래 녹음을 했다면 불법성이 더 크다고 보고 위자료 액수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생생로,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 nice2088@mbn.co.kr ]
영상취재 : 김영환 VJ
영상편집 : 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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