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열풍]⑤90년대 날라리가 신던 '스니커즈 제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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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29. 오전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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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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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맥스 90·95·97 시리즈 '돌풍'… 90년대 폭발적 인기 재현[편집자주] 전문가들은 내년 소비문화 트렌드로 '뉴트로(New-tro)'를 제시한다. 말 그대로 새로움을 뜻하는 'New'와 회상·추억 등을 의미하는 '레트로(Retro)'의 합성어다. 뉴트로는 레트로와 비슷한 듯하지만 다르다. 레트로는 30~50대가 과거에 대한 그리움으로 복고에 빠져드는 현상이다. 반면 뉴트로의 주체는 10·20세대다. 이들이 경험하지 못한 '옛 것'에서 새로움을 느껴 복고에 열광하는 현상이 뉴트로다. <뉴스1>은 새해를 앞두고 중구 을지로·종로 익선동·홍대·청담동 등 '핫 플레이스'를 찾아 2019년 소비주역으로 떠오른 '뉴트로족'을 만났다.

나이키 온라인몰에서 판매 중인 에어맥스 95 제품들.© News1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19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나이키 운동화 '에어맥스' 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에어맥스 90·95·97 시리즈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격은 10만원대로 당시 기준으로 고가였다.

부모님을 졸라 에어맥스를 구입한 한 친구는 당당한 발걸음으로 학교를 오고 갔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기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에어맥스'가 소위 일진들의 표적이 되면서 신발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에어맥스 시리즈는 '스니커즈의 제왕'이라 불렸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이 '제왕'이 새해를 앞두고 귀환해 '뉴트로족'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에어맥스는 공기(에어)를 내부에 주입한 신발이다. 건축가 출신 신발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가 프랑스 파리 조르주 퐁피두 센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제품이다. 미드솔(중창) 내부에 공기주머니를 넣었고 이를 밖으로 드러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1987년부터 발매된 에어맥스 시리즈는 '조던 시리즈'와 함께 나이키 부흥을 이끌었다.

◇ "국내서 못구하면 해외직구 불사… 소장가치 충분"


"요즘 나온 신발보다 에어맥스 90년대 시리즈(90·95·97)가 훨씬 괜찮아요. 촌스럽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어요."

안지훈씨(26·일산 주엽동) 말이다. 크리스마스를 맞은 지난 25일, 안씨는 화이트 색상 에어맥스 95를 신고 홍익대 주변을 걷고 있었다. 지난달 이 신발을 구입했다고 한다. 물량이 금세 동날까 봐 발매 소식을 접하곤 매장을 찾아 구입했다고 한다. 그의 주변엔 '에어맥스 마니아'가 수두룩하다.

"국내에서 구입하지 못하는 희소성 에어맥스 제품들을 해외 직구로 구입하는 친구가 많아요. 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그만큼 소장 가치가 높아 아깝지 않다고 해요."

발매된 지 20년 이상 지난 에어맥스 90년대 시리즈가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발 마니아들은 '스니커즈 제왕'의 귀환이라며 환호하고 있다. 올해 주요 신발 매장의 스니커즈 월별 판매 순위에서 에어맥스 97 제품은 1위를 차지했다. 홍익대 인근 한 슈즈 매장에선 에어맥스 제품을 시리즈별로 전시해 판매하고 있었다.

홍익대 인근 한 슈즈 매장에서 판매 중 에어맥스 97제품들.2018.12.25© News1이승환 기자

나이키는 지난해 발매 20주년을 기념해 에어맥스 97 제품을 20종 이상 출시했다. 특히 아이돌그룹 빅뱅 리더 지드래곤(JD)이 신어 '지디 신발'로 불리는 에어맥스 97 '베이퍼맥스'는 30만원 후반대 가격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에어맥스 향수'를 가진 30‧40대가 주소비층이었다. 최근엔 안씨 같은 20대 '패피(패션피플)'가 지갑을 열고 있다. 에어맥스가 뉴트로족의 주요 아이템이 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중 상당수는 에어맥스가 1990년대에 발매된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친구에게 에어맥스 97 제품을 선물했다는 A씨(여·27)는 "백화점 쇼핑 중 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예쁘고 깔끔하기에 구입해 선물했다"며 "과거에 대유행했던 제품인 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짝퉁' 에어맥스도 횡행… 90년대와 어쩜 똑같을까"

나이키는 유명 의류브랜드나 디자이너와 협업한 에어맥스 시리즈도 선보이고 있다. 발매 당시 디자인에 변화를 준 제품도 적지 않다. 그러나 뉴트로족은 '원본'과 흡사한 제품에 열광한다.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디자인한 제품보다 최초 발매 디자인을 유지한 복고풍 제품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에어맥스 97 실버 제품이 대표적이다. 은색 광택이 감도는 이 제품은 시중 나이키 매장에선 더 이상 구할 수 없다. 개인매물로 나와 발매가의 두 배 이상인 4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한다.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선 10만원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10만원대 상품들 대부분이 진품이 아니라는 게 신발 마니아들의 얘기다.

학창 시절 에어맥스 시리즈를 구입했다는 이모씨(36·서초구 반포동)는 "제품 인기 때문에 '짝퉁'이 횡행하는 것은 90년대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며 "에어맥스를 착용한 10·20대를 보면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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