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열풍]④"돌고 도는 패션 유행? '뉴트론' 달라"…'1020 감성'으로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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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29. 오전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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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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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차별화 본성, 엄마가 입으면 유행 바뀐다"
휠라, '뉴트로' 바람 일으키며 부활, 빅로고 트렌드 명품까지 확산
[편집자주] 전문가들은 내년 소비문화 트렌드로 '뉴트로(New-tro)'를 제시한다. 말 그대로 새로움을 뜻하는 'New'와 회상·추억 등을 의미하는 '레트로(Retro)'의 합성어다. 뉴트로는 레트로와 비슷한 듯하지만 다르다. 레트로는 30~50대가 과거에 대한 그리움으로 복고에 빠져드는 현상이다. 반면 뉴트로의 주체는 10·20세대다. 이들이 경험하지 못한 '옛 것'에서 새로움을 느껴 복고에 열광하는 현상이 뉴트로다. <뉴스1>은 새해를 앞두고 중구 을지로·종로 익선동·홍대·청담동 등 '핫 플레이스'를 찾아 2019년 소비주역으로 떠오른 '뉴트로족'을 만났다.

이엑스아이디(EXID) 하니(왼쪽부터), 혜린, 정화, LE가 2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아트홀에서 열린 신곡 ‘내일해’ 발매 기념 쇼테이스에 참석해 '뉴트로' 패션으로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2018.4.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패션 트렌드는 10대들이 만드는데 식상한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자기 엄마가 입기 시작하면 다른 것을 찾아 입게 되고 새로운 유행이 돼서 다시 윗세대로 점점 올라가는데요 복고를 새롭게 해석한 뉴트로가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최근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뉴트로' 열풍을 패션업계는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요즘 10대들은 인터넷과 대중매체를 통해 복고풍을 꾸준히 접해왔다. 이 때문에 부모세대가 그리워하는 '옛 것(레트로)'에 대한 호기심도 자연스럽게 커졌다. 그렇다고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반항의 아이콘' 10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들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즐기게 되면서 '뉴트로'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뉴트로가 떠오르기 이전 복고 트렌드 경우 2011년 영화 '써니'와 복고 패션을 처음으로 선보인 걸그룹 '티아라', 2012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시리즈로 시작돼 8년째를 맞았다.

한 전문가는 "요즘 젊은 세대는 어릴 때부터 영화와 음악 등을 충분히 접하며 자라 문화적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이전 세대들보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포용력도 커 부모 세대와 그 이전의 옛것에 대해 호기심과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을 소재로 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젊은 세대를 사로잡으면서 내년에는 한층 더 강력한 '뉴트로 열풍'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휠라 '코트디럭스'(왼쪽) '디스럽터2'' 프로스펙스 '오리지널 T'© News1

◇복고의 진화, 10대 감성 더한 '뉴트로' 메가 트렌드로

실제 2010년대 들어 복고적 향수와 현대적 감수성을 결합한 복고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같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한기업들이 급성장했다.

대표주자가 바로 휠라다. 복고풍 코트화(테니스화 콘셉트 운동화)가 잇따라 히트하면서 '제2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휠라는 1990년대 국내에서도 'F' 상징으로 유행을 이끌었지만 2000년대 들어 아줌마와 아저씨들이 입는 브랜드로 전락했다. 이에 실적부진이 이어져 2000년대 초에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휠라는 국내 패션시장에 뉴트로 바람을 선도하며 부활했다. 특히 활약한 아이템은 '코트디럭스'다. 휠라의 고유 브랜드 헤리티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운동화 '코트 디럭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으면서 10대들이 먼저 열광했다. 뒤이어 '디스럽터' 시리즈도 히트상품에 등극했다.

뉴발란스, 프로스펙스, 나이키, 아디다스, MLB 등 스포츠브랜드도 잇따라 1980~1990년대에 등장했던 운동화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미를 더한 아이템을 다시 출시했다. 프로스펙스 경우 1980년대 유행한 '오리지널 T'와 조깅화 '오리지널 J' 등을 재현해 선보였다.

휠라가 내세운 '빅로고' 트렌드는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뿐 아니라 구찌, 펜디, 디올 등 명품 브랜드에도 퍼지고 있다. 최근 스포츠 브랜드들은 빅사이즈 로고 티셔츠와 빨강·파랑·노랑 등 원색이 적용된 컬러 트레이닝복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빅로고 패션에 대해 부모세대와 다르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은 10대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성세대에겐 생소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뉴발란스 등이 빅로고를 내세워 뜨자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잇따라 빅로고 유행에 동참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아재'가 모르는 브랜드 '디스이스네버댓' '커버낫' 등 인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젊은 세대들은 슈즈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를 꼽더라도 옷은 스트리트 브랜드 즐겨입는다. 기성 세대들에겐 생소하지만 '디스이스네버댓' '커버낫' '아더 에러' 등은 국내 1020세대에서 팬덤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브랜드다.

이처럼 맨투맨, 스니커즈, 조거팬츠 등 자유분방함을 극대화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인기를 얻으면서 '패션편집숍'도 늘고 있다. LF의 편집숍 '어라운드더코너' 경우 지난해 본격적으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대거 유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1990년대 유행한 '숏패딩(숏다운)'도 뉴트로 바람을 타고 다시 유행할 조짐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평창 롱패딩' 돌풍으로 기성세대에도 롱패딩이 확산하면서 10대들이 싫증을 내는 분위기가 벌써 생겨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아웃도어 기업들은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 '숏패딩(숏다운)'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과거 '교복 패딩'을 주도한 노스페이스는 복고풍 디자인의 '1996 레트로 눕시 재킷'에 오렌지, 블루 등의 원색을 가미해 재출시했다.

휠라는 '푸퍼 숏다운 재킷' 등에 노랑, 다크퍼플 등 톡톡 튀는 컬러를 입혔다. 뉴발란스도 양면으로 착장할 수 있는 숏패딩 '뉴워커스 다운 한정판'을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뉴트로 현상이 문화와 소비의 중심에 설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1020세대의 취향과 욕구를 분석한 상품을 내놓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난도 교수는 최근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9'를 통해 "복고는 문화 코드를 누렸던 중장년층의 향수에 소구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지금 젊은층이 본인들이 경험하지 못한 색다름에 끌리는 것"이라며 "복고가 과거의 재현이라면 뉴트로는 새로운 해석을 의미해 미묘한 차이가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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