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사에서 의사의 역사는 중요한 주제다. 서양에서는 의사에 대한 역사적 연구 성과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는 반면 동아시아에서는 의사에 대한 연구가 미비하였다. 근대 이후 의사의 존재는 국가권력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동서양의 차이를 서서히 좁히게 되었다. 근대를 기점으로 동아시아 의학은 서양 의학의 내용뿐만 아니라 의사의 양성과 자격 부여라는 제도적 측면까지 함께 수용하였기 때문이다.
2009년 12월 일본 센다이 도호쿠대학에서 “Medical Doctors in the History of East Asia”라는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를 계기로 의학연구소는 동아시아 각국의 의사를 둘러싼 의사면허, 의료제도, 의사의 정체성 및 사회적 지위 등에 관한 세미나를 수차례 진행하였다. 이 책은 의학사연구소가 기획한 세미나에서 국내외 연구자가 발표한 원고를 바탕으로 동아시아 의료인과 관련된 자료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동아시아 의사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재평가하다
이 책은 동아시아 삼국의 역사에서 의료인의 다양한 역사적 존재 방식을 구체적으로 고찰한 전문성과 통시성을 갖춘 학술서다. 동아시아 삼국의 의사를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고대부터 근대까지 동아시아 삼국의 다양한 의료인의 역사적 배경과 지위의 변화 양상을 조명하였다. 전문 지식인으로서 의사가 갖는 사회적 위상이 역사적으로 어떠했으며, 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어떠한 방식으로 형성해가고 있었는지 탐구함으로써 시대 흐름에 따라 역사적 관점에서 동아시아 의사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재평가하였다.
이 책의 도론에서는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는 서양의사의 역사를 간략히 정리한 뒤 동아시아 전통사회에서 활동했던 의사들이 취한 사회적 존재양태를 몇 가지로 나누어 제시하였다. 그리고 1부에서 3부까지 동아시아 사회에서 각 사회의 운영 원리와 가치에 따라 활동하는 의료인의 역사적 배경을 담았다. 같은 사회 안에서도 서로 다른 유형과 위상의 의료인들이 존재하였고, 그들 간의 차이 또한 섬세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기에, 차이점과 유사성을 이 책 각각의 장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지은이]
· 여인석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사학과 교수
저서로 『의학사상사』(2006)가 있고, 공저로 『한권으로 읽는 동의보감』(1999), 『한의학, 식민지를 앓다』(2008), 『한국전염병사』(2010), 『한국의학사』(2012) 등이 있고, 역서로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2010), 『히포크라테스 선집』(2011) 등이 있다.
· 이현숙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사연구소 연구조교수
공저로 『한국전염병사』(2010), 『전염병의 문화사』(2010), 『한국의학사』(2012) 등이 있다.
· 김성수 :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조교수
공저로 『한국전염병사』(2010), 『한국의학사』(2012) 등이 있고, 역서로 『해체신서』(2014)가 있다.
· 박윤재 : 경희대학교 사학과 부교수
저서로 『한국 근대의학의 기원』(2005)이 있고, 공저로 『한의학, 식민지를 앓다』(2008), 『한국전염병사』(2010), 『사람을 구하는 집, 제중원』(2010), 『한국의학사』(2012) 등이 있다.
· 위겅저(于賡哲) : 산시사범대학 역사문화학원 교수
저서로 『唐代疾病, 醫療史初探』(2011), 『大唐英雄傳』(2014) 등이 있다.
· 판카와이(范家偉) : 홍콩성시대학 중국문화중심 부교수
저서로 『六朝隋唐醫學之傳承與整合』(2004), 『大醫精誠: 唐代國家, 信仰與醫學』(2007), 『中古時期的醫者與病者』(2010) 등이 있다.
· 위신중(余新忠) : 난카이대학 사회사연구중심 교수
저서로 『淸代江南的瘟疫與社會: 一項醫療社會史的硏究』(2003), 『淸以來的疾病醫療和衛生: 以社會文化史爲視覺的探索』(主編, 2009) 등이 있다.
· 양루웨이(楊璐瑋) : 워싱턴대학교 역사학과 박사과정
· 신규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사학과 연구조교수
저서로 『질병의 사회사』(2006), 『국가, 도시, 위생』(2008), 『북경 똥장수』(2014)가 있고, 공저로 『한의학, 식민지를 앓다』(2008), 『한국전염병사』(2010), 『도시는 역사다』(2011), 『한국의학사』(2012) 등이 있다.
· 마루야마 유미코(丸山 裕美子) : 아이치현립대학 일본문화학부 교수
저서로 『日本E古代の·療制度』(1998), 공저로『古代天皇制を考える』(2001) 등이 있다.
· 우미하라 료(海原亮) : 교토 스미토모 사료관 연구원
저서로 『近世醫療の社會史-知識·技術·情報』(2007) 등이 있다.
· 김영수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사학과 박사후과정
논문으로 「1910년대 인천부의 주요 의료기관의 활동과 현황」(2014), 「식민지 조선의 방역대책과 중국인 노동자의 관리」(2014)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