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연기대상①] "대하드라마 부활 원해"…유동근, '대상 4관왕'의 품격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유동근이 '같이 살래요'로 KBS에서만 4번째 대상을 수상하며 KBS 연기대상 역사를 새로 썼다.
유동근, 김명민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1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홀에서 진행된 '2018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공동 수상했다.
1977년 연극 배우로 데뷔한 이후, 2018년으로 연기경력 41주년을 맞이했던 그는 거의 매년 새로운 작품에 임하며 그때마다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이에 KBS에서만 1997년('용의 눈물'), 2002년('명성황후'), 2014년('정도전', '가족기리 왜 이래')로 이미 세 번이나 대상을 수상한 배우다.
올해 역시 '같이살래요'로 4남매를 키운 아버지이자, 첫사랑을 만나 60대의 로맨스를 선보이는 박효섭 역으로 분해 안방극장에 많은 웃음과 감동을 안겼고,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다. 유동근과 함께 KBS 연기대상 대상 최다 수상(3회) 기록을 가지고 있던 최수종도 올해 시상식에 참석했지만, 유동근이 4번째 대상을 차지하며 단독 최다 수상자가 됐다.
상을 받은 유동근은 눈물을 글썽이며 "황금돼지가 왜 내 품으로 왔는지 (모르겠다). 조금은 후회스럽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같이 살래요'는 장미희 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작품이었다. 내가 한게 뭐가 있다고 (이 상을 주는 건지 모르겠다), 나이가 많아서 주는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이걸 내가 어떻게 감당해야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고 대상의 부담감에 대해 말했다.
이어 "우리는 주말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60대 로맨스를 기획했는데, 이게 나와 장미희 씨에게 무한한 짐이었다.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살다가 보면 힘들때가 있었다. 그때 '이 또한 지나가리' 그 말을 알려준 분이 있었다. 그래서 해볼만하다고 늘 그사람과 저는 현장에서 손잡고 했다"며 "베스트커플상으로 사실 나는 만족했다. 그 로맨스를 살리고 싶어서 윤창범 감독, 박필주 작가가 끝까지 우리에게서 손을 놓지 않았다. 그 드라마를 하면서 내 후배들에게 내가 더 의지했다. 그런데 오늘 내가 이렇게 이런 상을 받으니 너무 그 사람한테 미안하고, 그래도 친구처럼 지냈는데..."라고 이야기하며 함께 연기한 장미희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또한 그의 수상소감에서는 '선생님' 배우라 불리는 연륜과 책임감도 묻어났다. 먼저 유동근은 "KBS 주말드라마는 하나만 남아있는 주말 드라마다. 우리 연기자들은 이 방송국에 무한한 사랑을 갖고 있다. 여기가 고향이다. 지금까지 KBS를 사랑해주신 시청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그 폭염에 고생했던 우리 조연출 팀, 스태프 여러분 또 나와 함께 현장에서 항상 장난쳐줬던 모든 후배, 매니저에게 감사하다"고 높은 연배의 배우, 더 많은 조연배우가 활약할 수 있는 '주말드라마'를 지속해 온 KBS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곧이어 "2019년 올해 꿈이 있다면 대하드라마가 제발 부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미스트 션샤인'을 보며 멋진 연기도 부러웠지만 그 드라마를 보고 의병이라는 단어를 배웠다"고 사극, 대하드라마의 가치를 언급하며 "이제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열기와 열정과 성원을 해주신다면 대하드라마가 반드시 부활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대하드라마를 폐지한 KBS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유동근은 "도와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라고 시청자에게 관심을 촉구하며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감사함을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유동근은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았다"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누구보다 상을 답을 자격이 충분했지만, 누구보다 상 앞에서 겸손했던 유동근. 그리고 상을 받은 뒤에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전반적인 드라마의 발전을 먼저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그는 단순한 한 방송사의 연기대상을 넘어 모든 배우들을 아우르는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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