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앞 ‘이재용 영장 기각 항의’ 농성장 천막 부숴져

김원진 기자

변호사와 법학교수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며 법원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하자 법원 측이 이를 제지하며 충돌이 발생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법률팀장 권영국 변호사,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59명은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서울 서초구 법원 삼거리 입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는 뜻에서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삼거리 앞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는 천막이 설치됐다. | 퇴진행동 제공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삼거리 앞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규탄하는 천막이 설치됐다. | 퇴진행동 제공

이들은 농성에 앞서 서울 서초구 법원 삼거리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30억원의 뇌물공여와 횡령을 저지르고 국민연금에 수천억 손실을 가져다주기까지 한 정경유착 기업의 총수는 구속하지 않는 사법부를 누가 신뢰하겠냐”며 “법원은 정경유착 단절에 대한 촛불의 요구를 묵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연루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법원에 부여된 역할”이라며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법원은 즉각 발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삼거리 앞에 설치된 천막이 부숴졌다. | 퇴진행동 제공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삼거리 앞에 설치된 천막이 부숴졌다. | 퇴진행동 제공

퇴진행동과 경찰, 법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8시30분쯤 서울고등법원 소속 경비원 10여명은 법률가들이 농성 중인 천막의 철거를 시도했다. 농성장에 있던 법률가들 40여명이 이를 저지하면서 양측 간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들은 1시간가량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류하경 변호사는 “우리는 평화적으로 앉아 있었는데 법원 경비원들이 갑자기 들어와 천막을 부쉈다”라며 “손팻말 등 물건도 빼앗아 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고법 관계자는 “천막이 부숴진 과정은 잘 모르겠다”라며 “기본적으로 법원에서 100m 내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양측이 밀고 당기고 몸싸움 하는 과정에서 천막이 부숴졌다”고 했다.

법률가들은 텐트를 얼기설기 다시 세웠고, 25일까지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삼거리 앞에 설치된 천막이 부숴졌다. | 퇴진행동 제공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 삼거리 앞에 설치된 천막이 부숴졌다. | 퇴진행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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