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여비서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기각했다.
곽형섭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판사는 28일 안 전 지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자료와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춰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지금 단계에서는 구속하는 것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안 전 지사로부터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인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 씨를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차례 성폭행하고 4차례 성추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성폭행과 함께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다음 날 김씨의 법률 대리인은 6일 서울서부지검에 안 전 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고소장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사건을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안 전 지사는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3일 만인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 또 도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또 성실히 검찰 조사에 따라 조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열흘 뒤인 19일 안 전 지사는 서울서부지검에 재출석해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다. 고소인들께서는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한다. 사과드린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정희)는 지난 23일 안 전 지사에 대해 형법상 피감독자간음·강제추행·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A씨가 주장하는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중인 점을 감안 영장 혐의에서 제외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해 "검찰과 법원 결정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성폭행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지 취재진이 묻자 "말씀드린 바와 같다"고만 말하고 법정으로 향했다.
지난 26일 첫 심문 기일에는 불출석했다. 안 전 지사는 변호인을 통해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은 국민에게 그간 보여준 실망감과 좌절감에 대한 참회의 뜻이다. 법원에 서류 심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영장심사라는 게 피의자를 위한 것인데 그것을 포기했다는 것은 검찰에서 기존에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했고 필요한 조사가 다 이뤄졌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대기 장소인 남부구치소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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