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국민청원 등록? "천성이 소심해 논쟁거리 만들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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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1.04. 오전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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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전 사무관/사진=MBN 방송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사라지기 하루 전인 그제(2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이름으로 '나는 왜 기획재정부를 그만두었는가-신재민'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가 신 전 사무관 본인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재민 이름으로 등록된 청와대 청원글/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오늘(4일) 오전 8시 30분 현재, 4,671명이 동의한 해당 글은 '글쓰기에 앞서', '공무원의 역할', '내가 기획재정부를 그만둔 두 번째 이유', 그리고 '부총리께 보고'라는 소제목으로 구성됐습니다.

글쓴이는 "글을 쓰는 것을 많이 고민했다"며 " 기획재정부에서 내가 경험한 일들을 가감 없이 쓰게 된다면 그곳에서 근무하는 선배와 동료에게 누가 될 것 같았다"라고 밝히며 글을 시작합니다.

또한 글쓴이는 "사실 천성이 소심하고 게으른 나로는 논쟁거리가 되는 일을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이미 기재부를 나온 것으로 내 공무원 생활은 끝난 일인 것이고 무엇인가 더 기록한다는 것도 부질없어 보였다. 기재부에서 있었던 일을 정리한다면 어쩔 수 없이 조금이나마 논쟁거리가 된다. 가명을 쓰더라도 내가 누군가인지는 알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내부고발이라는 식의 이야기가 흘러나갈 것도 싫었다"고 말하며 조심스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공무원을 준비할 때나 일하는 순간순간 사회와 국가를 조금 더 좋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보내왔다. ​그러나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딱히 사회를 더 좋게 바꿨던 것은 없었다"며 "​사회를 바꾸려면 공무원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 최고의 조직 중 하나이고 그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열정적인 공무원들이 많다. 한때나마 그곳에 속해서 일했던 것은 두고두고 나의 자랑일 것이다"라며 "내 글로 기획재정부를 무턱대고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에 나오지 않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은 훨씬 많고 존경할만한 분들도 여럿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글쓴이는 기획재정부를 그만둔 두 번째 이유로 11월 14일 바이백 취소 날 차관보가 김 부총리에게 '정무적 고려도 없냐'며 심하게 질책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그 놈의 정무적 고려"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내가 열심히 승진하여 달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1급 차관보가 되면 해야 하는 정무적 판단이란 이런 것인가' 반문하며 승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채 조기상환 취소에 대해서도 "우리(기재부)는 분명 잘못을 저질렀다. 그러나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은 어제(3일)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자취를 감췄다가 경찰 수색 4시간여 만에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숙박업소에서 발견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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