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후 환호하는 타레미(가운데) 등 이란 선수들[EPA=연합뉴스]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무함마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우승후보' 이란이 '약체' 예멘에 5-0으로 대승을 거뒀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이끄는 이란 대표팀(피파랭킹 29위)은 조 최약체로 꼽히는 예멘(135위)을 상대로 한 경기였으나, 요르단에 0-1로 패한 호주와 필리핀에 1-0 진땀승을 거둔 한국과 달리 날카로운 공격력과 화끈한 골 결정력으로 쉽게 경기를 풀어가며 강력한 우승 후보의 면모를 과시했다.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도 예측했던 경기 흐름이지만 예멘이 준비했던 '선수비 후역습' 전략이 일치감치 무너지며 이란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뤄졌다. 킥오프 직후부터 예멘 문전을 위협하기 시작한 이란은 전반 12분 사르다르 아즈문의 골대 정면 중거리 슈팅을 예멘 골키퍼 사우드 알소와디가 쳐냈지만, 슈팅과 동시에 문전으로 쇄도하던 메디 타레미 앞에 공이 떨어졌다. 타레미는 이를 그대로 오른발로 골대 안에 밀어 넣었다.
전반 22분엔 아슈칸 데자가의 프리킥 직접 슈팅이 골대를 강타한 후 알소와디 골키퍼 등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유효슈팅으로 인정되지 않아 데자가의 골이 아닌 알소와디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예멘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2분 후엔 라민 레자예얀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타레미가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며 승기를 완전히 굳혔다.
후반전에도 이란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후반 8분 아즈문이 골키퍼의 어설픈 골 처리를 놓치지 않고 마침내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반 33분엔 사만 고두스가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멋있는 원바운드 중거리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이날 5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란은 무리하지 않고 후방에서 볼을 돌리며 여유 있게 남은 시간을 보내다가도 날카로운 패스와 기습적인 슈팅으로 예멘의 진영을 흔들었고, 예멘 수비수들은 육탄 방어로 버티며 6번째 실점까지 허용하지는 않았다. 남예멘 시절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은 예멘은 전반 초반 한 차례 위협적인 슈팅 이후 전력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판정에 예민한 모습을 보이며 아시안컵 첫 경기를 대패로 마쳤다.
한편, 한국시간 8일 오후에는 이란과 예멘이 속한 D조의 남은 두 팀 베트남과 이라크가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가진다. '쌀딩크' 박항서 감독이 체격에서 앞선 이라크를 상대로 어떤 조직력과 전술로 긍정적인 결과를 뽑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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