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고 이사장 모자(母子), 55억 교비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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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금 챙기고 법인카드 ‘펑펑’/경찰, 묵인한 교장 등 8명 입건/학교 소유 대치동 건물 임대업자/세입자 보증금 73억 빼돌려 구속
서울 강남구 휘문중·고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휘문의숙 이사장 등이 교비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났다.

동작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휘문의숙 이사장 민모(56)씨와 모친인 명예이사장 김모(92)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임대업체 휘문아파트관리 대표 신모(52)씨는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 휘문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법인 휘문의숙의 전임 이사장·교장 등 9명이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휘문의숙 이사장 일가와 직원들은 학교발전기금 53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들은 음식점과 단란주점에서만 수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로 휘문고 정문.  하상윤 기자
경찰에 따르면 민씨 등은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학교 시설물을 교회에 대여해 주고 받은 학교발전기금 53억원을 가로채고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에 2억8000만원어치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2013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휘문의숙 소유인 대치동 더블유타워를 관리하면서 임대보증금 73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민씨는 휘문고 명의 법인카드로 단란주점 등에서 45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도 법인카드로 호텔과 음식점 등에서 2억300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계좌로 입금된 53억여원을 현금으로 빼내 썼다. 교장 등 학교 관계자 6명은 민씨와 김씨가 교비를 부적절하게 쓰는 걸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신씨가 더블유타워 세입자 149세대로부터 받은 임대보증금 73억여원을 직원 개인 계좌로 이체하거나 대여금으로 회계 처리하는 등 수법으로 가로채 개인사업 자금에 쓴 정황을 포착했다. 신씨는 지난 2월 교육청 감사가 시작되자 임대계약서 내용을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고 보증금 액수도 변경하는 등 서류를 조작해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가 세입자들에게 피해 금액을 돌려줄 수 없다고 선언하는 등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했다”며 “사립재단에 대해 정기적이고 실질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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