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황교안 등 떠밀고…유승민 기회 잡고

이용욱·박순봉 기자

반기문, 전격 불출마 선언…대선구도 ‘요동’

새누리 ‘황 대안론’ 이어 ‘대세론’ 불지피기 노골화 예고

유 의원도 여 대선주자 적합도 상승…‘양강 구도’ 가능성

<b>총리 때보다 더 바쁜 권한대행</b>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선행을 실천하는 시민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총리 때보다 더 바쁜 권한대행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선행을 실천하는 시민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여권 대선구도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선언하면서다. 설 연휴 직후 반 전 총장 지지율 추락이 가속화되고, 반 전 총장에게서 이탈한 표심이 황 권한대행은 물론 유 의원에까지 옮겨붙는 상황이었다. 반 전 총장이 빠지면서, 여권 대선구도는 황 권한대행과 유 의원의 양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황 권한대행은 자동적으로 여권 1위 주자가 됐다. 특히 보수층 표심이 황 권한대행 쪽으로 결집하던 상황인 만큼 ‘황교안 대안론’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공개된 세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황 권한대행 지지율(8.3%)은 반 전 사무총장(13.1%)과는 4.8%포인트 차였다. 지난달 23~24일 문화일보·엠브레인 조사에선 지지율 7.9%였다. 반 전 총장 지지표가 분산되면서 황 권한대행 지지율은 두 자릿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연히 보수층과 여권의 출마 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황 권한대행 측은 “상황 변화와 상관없이 국정운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출마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의 행보가 더 분주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 권한대행은 2일 방한하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을 접견한다. 22일에는 규제개혁 국민토론회를 열고, 이달 말 무역투자진흥회의도 주재한다.

<b>2호 공약은 ‘칼퇴근 보장’</b>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칼퇴근법’과 근로시간 단축 등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2호 공약은 ‘칼퇴근 보장’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칼퇴근법’과 근로시간 단축 등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유승민 의원도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율은 5%에 못 미치지만, 최근 여권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반 전 총장과 황 권한대행을 이기거나 바짝 뒤쫓는 결과가 잇따라 나왔던 터다. 이날자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 조사에서 유 의원은 여권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14.7%를 기록, 반 전 총장(12.6%)과 황 권한대행(8.6%)에 앞섰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바른정당 지지층은 유 의원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유 의원은 이날 대선 2호 공약으로 ‘칼퇴근’(정시 퇴근) 보장 법안을 발표하는 등 나름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퇴근 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업무 지시 제한, 최소휴식시간과 최대근무시간의 법적 적용 등이 법안 골자다.

앞서 유 의원은 ‘육아휴직 3년법’을 1호 공약으로 내놨다.

하지만 둘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있다. 황 권한대행은 뚜렷한 보수성향인 데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대선판에 뛰어들 경우 ‘대행의 대행’이 국정을 챙기는 파행이 빚어질 수 있다. 유 의원은 여권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은 야권 지지층의 역선택 덕분이란 분석도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일정 부분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다시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Today`s HOT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사해 근처 사막에 있는 탄도미사일 잔해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줍는 봉사자들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한국에 1-0으로 패한 일본 폭우 내린 중국 광둥성 교내에 시위 텐트 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 황폐해진 칸 유니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